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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몰이해/최정복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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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몰이해/최정복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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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12시30분께,충남 도청사 본관 2층 회의실. 이날 상오 11시3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강보성농림수산장관의 초도순시를 맞기 위해 농정관계 계장급이상의 도청공무원들과 농축수협등 유관단체장 50여명이 점심도 거른 채 대기하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1시간 늦은 12시30분께 강장관은 『차가 막혀 예정된 시간에 댈 수 없었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회의실에 도착했다.약 15분간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의 도정보고에 이어 강장관의 연설이 약 25분간 계속됐다. 참석자들은 불과 1주일전 성환 국립종축원에서 있었던 전국농어민 후계자대회에서 빈깡통과 돌멩이등의 세례를 받고 쫓기듯 물러났던 강장관의 모습을 떠올릴만도 했다.

그러나 강장관의 이날 연설자세는 의외로 당찼고 지나칠 정도로 낙관일변도였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다고 해도 우리 농민들에게 결코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당장에 엄청난 변화가 닥쳐올 듯이 생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일입니다』 강장관은 「두고 보십시오」를 연발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 한파」를 녹여보려 애쓰고 있었다.

불과 5분전 충남도가 보고한 농어민들이 갖고있는 위기의식과 농정에 대한 불신감으로 얼룩진 농어민 여론동향보고가 강장관의 몇마디로 금세 무색해졌다.

강장관은 이어 후계자대회가 대정부 성토장이 된 사실에 대해서도 『주최측이 너무 늦게 대회장소 문제협의를 요청해 왔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종축장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

강장관은 또 『대다수의 농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고 있는데 그날 농정을 성토한 문제인원들은 몇십명 극소수에 불과했고 만약 개회식이 낮에 있었더라면 그같은 일(빈깡통ㆍ돌멩이 세례 등)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말로 자신이 당했던 「수모」에 대한 불쾌감 표시도 주저하지 않았다.

25분가운데 약 15분간을 「후계자대회」에 할애한 강장관의 연설주조는 「농정에 몰이해한 일부 영농후계자들의 난동」쯤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다음 일정때문에 쫓기듯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강장관 일행의 총총걸음 뒤편에서 『농정의 책임자라는 사람이 저모양이니…』하는 한 참석자의 신음같은 탄식은 오늘의 우리 농정이 얼마나 겉돌고 있는가를 웅변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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