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3쌍이 13쌍으로… 한달 2번 모임/평균 백70 실력… 경기후 시상ㆍ선물 교환/서로 가정방문 친목 도모도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아이들의 아빠자랑 경쟁이 잊혀져가던 아빠들의 고교시절 긍지와 자부심을 되살려주고 건전한 부부모임까지 만들게 해주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던 세어린이가 저마다 자기아빠가 서울고 출신임을 자랑한 것이 계기가 돼 아빠3명이 만나 선후배의 우의를 다지던 끝에 부부가 함께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서울고 동창부부 볼링클럽(회장 이광언)은 86년11월 오세윤(48ㆍ13회ㆍ㈜유니크전무),노완규(45ㆍ16회ㆍ한국타이어 영업부 차장),이광언씨(41ㆍ20회ㆍ내과병원원장) 등 3명의 모임으로 시작됐다.
볼링을 택한데는 상당한 실력을 갖춘 이씨부부의 역할이 컸다. 이씨의 부인 권진수씨(38)는 평균 1백80점 이상으로 87년12월 볼링협회가 주최한 전국 남녀볼링선수권대회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회원은 꾸준히 증가,1년이 지나지 않아 5쌍의 부부가 더 가세했고 현재는 모두 13쌍으로 늘어났다.
회원들은 매월 2,4번째 목요일 일과시간후에 모여 정기경기를 즐기는데 남녀단식외에 부부가 합심하여 공을 던지는 스카치게임(부인이 먼저 치고 스페어를 남편이 처리하는 방식)도 하고 있다.
경기후 부부스카치,남녀단식,이 3가지를 합친 부부종합 등 모두 4부문에 걸쳐 시상을 하게 되는데 상품은 회원들이 만든 1만원상당의 쿠폰. 5장이 모이면 회비에서 현금으로 내주거나 함께 생활필수품을 구입한다.
연말 결산경기를 열 때에는 회원들이 각자 선물을 가져와 교환한다. 이때에는 각자 소속 직장의 제품이나 기념품을 갖고오는데 89년12월초의 연말경기에서는 자동차타이어가 상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경희의료원 성형외과의사인 장충현씨(41ㆍ20회)는 「주름살 제거수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자격권」을 상품으로 내놓아 폭소를 자아냈다.
매년 봄ㆍ가을의 가족동반 야유회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형ㆍ아우를 가려내 자기들끼리 친목을 다진다.
부인들은 어느덧 자연스럽게 교류,물품을 공동구입하거나 김장때 젓갈 등을 함께 구입해 돌아가며 겨울나기를 거들어준다. 하지만 남편들의 서열에 따라 나이에 관계없이 부인들도 예의를 차리게 되는 것이 이 모임의 「옥의티」이다.
지난 8일에는 경기후에 창단회원이자 초대회장인 오세윤씨 차례가 되어 오씨의 집에서 뒷풀이를 가졌다. 발족당시부터 경기후의 가정방문은 불문율처럼 돼있다.
오씨의 부인 김나연씨(42)는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자연히 대화시간이 늘어나 부부싸움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아이들도 친구가 생겨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의 회장집 세배모임에서는 경희의료원 장충현교수가 『힘을 합쳐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며 장애자재활원 설립계획을 제안,충분히 검토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현재 남자들의 볼링실력은 평균 1백70∼1백80점. 여자들은 1백50점∼1백60점 정도이다. 연락처는 회장인 이광언씨집 908-1118∼9.【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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