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공간 사람 • 2024.07.18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고즈넉한 동네 서울 종로구 서촌. 그중에서 더욱 한적하고 고요한 옥인동 주택가에 육중한 건물 한 채가 우뚝 올라왔다. 빈티지한 갈색 벽돌을 쌓아 올린 3층 짜리 건물이 작은 회사의 사옥이나 분위기 좋은 카페일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이 건물은 부부와 자녀들이 지난해 말 새로 지어 올린 신상 단독주택(대지면적 103.5㎡, 연면적 214.12㎡)이다.
가족이 20년간 삶을 꾸려 온 옥인동 옹벽 위 단상에 계단처럼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본따 '옥인단 단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년 전 부부는 네 자녀를 위해 오랜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같은 자리에 있던 30년식 낡은 집에서 주택살이를 시작했다. '주택이 으레 그렇겠거니' 하며 온갖 불편을 감수했지만 지어진 지 50년이 넘어가자 견디는 데도 한계가 왔다. 쉴 틈 없이 일해 온 남편이 은퇴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먼 미래까지 가족을 품을 '마지막 집'을 짓자는 결심이 섰다.
*사진 제공 : 신경섭 건축사진작가
[집 공간 사람]
집은 ‘사고 파는 것’이기 전에 ‘삶을 사는 곳’입니다. 집에 맞춘 삶을 살고 있지는 않나요? 삶에, 또한 사람에 맞춰 지은 전국의 집을 찾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