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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만 포위 훈련' 직후 '대만 닮은' 작은 마을 찾은 이유는

입력
2024.10.17 14:39
수정
2024.10.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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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군사 훈련 다음 날 최전방 '둥산현' 방문
"대만해안과 지형 비슷"... 중국군 상륙 훈련 잦아

시진핑(오른쪽 세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푸젠성 둥산현 아오자오 마을에서 건해산물 판매와 어획 상황을 살피고 있다. 둥산=신화 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세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 푸젠성 둥산현 아오자오 마을에서 건해산물 판매와 어획 상황을 살피고 있다. 둥산=신화 뉴시스

중국군의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으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상승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마주한 최전방 지역인 푸젠성 둥산현을 방문했다. 둥산현은 대만 상륙을 가정한 중국군의 군사 훈련이 빈번한 곳이다.

인민망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이 15, 16일 이틀간 푸젠성을 찾아 자유무역시범구와 농어촌 진흥 사업장 등을 시찰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푸젠성 방문 첫날 시 주석은 둥산현의 건어물 판매 현장과 둥산관제문화산업단지 등을 시찰한 뒤, 농어촌 진흥 사업과 문화 유산 보호 작업의 현황을 파악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둥산현은 중국군이 대만군의 침략 시도를 물리친 역사를 지닌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1953년 7월 대만 국민당 정부군은 군사 요충지인 둥산현 점령 작전을 펼쳤지만, 중국 공산당군의 반격으로 이틀 만에 3,000여 명의 전사자를 내며 대패했다. 당시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은 "둥산 보위전 승리는 둥산의 승리가 아니라, 전국(중국)의 승리"라며 기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구 20만여 명의 작은 어촌 마을이지만, 중국 입장에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과시했던 기념비적 장소다. 반대로 대만에는 뼈아픈 패배의 현장이다.

중국군이 대규모 대만 봉쇄 훈련을 벌였던 2022년 8월 4일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중국 군용 헬기가 관광객들의 머리 위를 날아가고 있다. 핑탄=AFP 연합뉴스

중국군이 대규모 대만 봉쇄 훈련을 벌였던 2022년 8월 4일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중국 군용 헬기가 관광객들의 머리 위를 날아가고 있다. 핑탄=AFP 연합뉴스

둥산현은 '대만 상륙 연습' 장소이기도 하다. 중국군은 2001년 병력 10만여 명을 동원해 당시로선 사상 최대 수준의 훈련을 실시한 뒤, 거의 매년 비슷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둥산현 해안 지역인 다청만 일대의 지형이 대만 섬과 매우 흡사해 대만 상륙을 가정한 군사 연습을 벌이기에 적합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시 주석의 둥산현 방문이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 연습 '연합 리젠-2024B' 훈련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이다. 중국군은 14일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 등 군함 수십 척과 군용기 125대를 동원, 13시간 동안 대만을 에워싸고 미국 등 외부 병력의 접근을 저지하는 훈련을 벌였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10일 건국기념일 연설에서 "대만과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양국론을 제기한 데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이 대만 포위 훈련 직후 둥산현을 찾은 것도 "무력을 동원한 대만 통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라이 총통의 전임자인 차이잉원 전 총통이 몇 주 안에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민간인 신분으로서의 방미지만, 독립주의·친(親)미국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을 대표하는 인물인 만큼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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