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간담회
동명의 영화와의 차별점은?
"퀴어 이야기지만 보통의 사랑과 같아"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영화와는 또 다른 무기로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동명의 소설, 영화가 존재하지만 드라마는 주인공 고영의 멜로에 방점을 찍으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홍지영 감독·손태겸 감독·김세인 감독과 박상영 작가, 배우 남윤수 이수경 오현경 권혁 나현우 진호은 김원중이 참석했다.
작품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다뤘다.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해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이 1화 50분 분량, 감독당 2화씩 4개의 에피소드를 맡았다. 각각의 연출 스타일이 돋보이게 구성된 총 8화의 시리즈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원작자 박상영 작가가 극본에 참여했다.
1, 2화 '미애'는 단편 '야간비행'으로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받은 손태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손 감독은 버팀목이 되는 연대와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20대 초반의 고영과 미애는 맹렬히 사랑을 쫓는 철없는 몽상가들로 묘사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보는 이들은 이 모습을 통해 위로와 연대의 가치에 대해 느끼게 된다. 3, 4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명장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다. 허진호 감독은 엄마 은숙이 고영을 이해해나가는 이야기들을 다뤘다. 특히 오현경 배우가 은숙을 맡아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했다.
5, 6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관계의 결 안에서 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흔적을 그렸다. 7-8화 '늦은 우기의 바캉스'의 김세인 감독은 청년의 보편적 정서와 대도시의 퀴어이기에 취득되는 감정과 경험에 집중했다.
주인공 고영의 20대부터 30대는 '인간수업' '연모' '오늘의 웹툰' 등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 남윤수가 맡았다. '신입사원'의 권혁이 고영의 첫 번째 사랑 남규 역을, 영화 '기적'으로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을 수상한 이수경이 미애로 분한다. 드라마 '인간실격' '세작'으로 이름을 알린 나현우가 두 번째 사랑 영수 역을, 믿고 보는 명품 연기자 오현경이 고영의 엄마 은숙 역으로 나와 깊이감을 더한다. 진호은이 고영의 진실된 연애사를 장식하는 규호를 소화했고 톱모델 김원중이 비밀에 싸인 일본인 하비비 역으로 등장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이야기의 주역을 맡은 남윤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부담감이나 못하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워낙 예술성이 있는 원작이기에 걱정은 없었다. 감독님 특유의 연출법, 우아함이 너무나 돋보였기에 믿음이 있었다"라면서 소회를 맡았다. 특히 네 감독을 만난 남윤수는 "각 감독님마다 촬영 기법과 톤, 조명까지 달랐다. 각각의 매력이 돋보인다. 제가 표현할 수 없는 현장의 아우라가 있었다. 제가 경험했던 감독님들은 옆에서 친구처럼, 동료처럼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저는 바다에 휩쓸리는 것처럼 흘러갔다"라고 떠올렸다.
은숙을 맡은 오현경은 "좋은 배우들과 감독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겨보고 싶다"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손태겸 감독은 동명의 영화을 언급했다. 극중 1, 2화가 영화와 같은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손 감독은 "우리 드라마는 경쾌함과 명랑함이 포인트다. 연대기적으로 봤을 때 고영의 어린 시기다. 원작에서도 발칙한 매력이 있다. 초반 다이내믹한 명랑함을 가져가야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대 초반 발랄한 에너지를 담아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명의 영화가 있고 또 공개 시기가 비슷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가 알려지게 됐는데 방향과 톤앤 매너가 각각의 매력이다. 드라마가 멜로 라인이 더 두텁고 주안점을 둔 부분이다. 영화와 다른 매력이다. 원작, 영화, 드라마 각각 사랑 받길 바란다"라고 짚었다.
허진호 감독은 "원래 1, 2회차를 하고 싶었다"라면서 "어떻게 보면 짧은 영화 분량이다. 굉장히 재밌었다. 이전과 했던 방식과 익숙하기도 했다. 원작을 선택한 이유는 이들의 사랑이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르지 않음을 다름으로 보는 엄마를 어떻게 이해할까. 수용되지 않더라도 인정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굉장히 소중했다"라고 전하며 의미를 되새겼다.
허 감독이 맡은 3, 4회에서 주요한 인물을 맡은 오현경의 소회도 들을 수 있었다. 오현경은 극중 고영(남윤수)의 엄마 은숙을 소화했다. 성소수자인 아들을 이해하는 역할에 대해서 "사실 쉽지 않다. 특히 엄마는 아들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엄마는 아들이 이른 시절부터 다르다고 느낄 때마다 부정했을 것이다. 은숙은 아이에 대해 분노하고 여러 감정을 겪으며 암에 걸린다. 그리고 아픔을 통해 아이를 돌아보게 된다. 용서나 이해의 마음이 아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해를 하냐. 그런 관점에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지금도 울컥한다. 쉽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용기 있게 선보이게 됐다"라면서 결국 눈물을 흘려 박수를 받았다.
이어 "때론 담백한 연기를 하고 싶은데 최근 제겐 화려한 것들만 제안이 오고 있다. 이때 허진호 감독님이 제안을 하셨고 감독님이 저라는 배우를 어떻게 다르게 연기하게 만들지 궁금했다. 저 역시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해내보자. 시야를 확장시켜 보자는 마음으로 콜에 응했다. 나중에는 멜로로 캐스팅해주신다면 영광이겠다"라고 전했다.
함께 자리한 박 작가는 "상업 영화 제작과 드라마 시리즈 제작이 비슷한 시기에 결정돼 고민됐다. 드라마는 원작의 색깔이 분명했기에 원론에 충실하고자 했다. 메시지와 밀도를 시리즈에 담아내고자 했다. 극본을 쓰는 작업이 수월하지 않았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도 들을 수 있었다. 박 작가는 "남윤수가 고영을 맡을 것 같았다. 너무나 완벽한 선택이었다. 원작과 다르지만 로맨스 드라마이기에 미모가 꼭 필요하다. 시청자들이 몰입해야 하는 장치"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남윤수는 "우리의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면 됐다. 일반적인 사랑이란 특별한 내용이 없다. 저도 오히려 이렇게 사랑을 해볼까. 나만의 사랑을 그려내 보자. 고영이라면 이렇게 사랑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제가 영상을 올리고 악플이 달렸을 땐 웃어 넘겼다. 100명 중에 한 명이었다. 자다 일어나면 응원이 많이 와 있었다. 요즘 많은 변화가 있다. 앞으로 계속 나갈 수 있다는 길이 열리고 있다. 저도 울컥 한다. 우리나라도 많이 열려 있다.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다.
또 "영화와 드라마는 각자 배우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감독님도 다르다. 표현하는 것도 다르다. 영화, 드라마의 매력이 다르다.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편하게 우리가 연기를 하는 것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한편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21일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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