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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자립 완료 스토리를 기대하며

입력
2024.10.1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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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 보호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의 수는 1,173명으로 2019년 2,587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아동인구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5년간 가정위탁 보호종료인원이 약 70% 줄어든 반면 양육시설 보호종료인원은 42% 감소한 부분이다.

아동인구 감소라는 공통요인을 배경으로 양육시설 보호종료인원 감소 폭이 적은 이유는 부모가 있음에도 방임, 학대 등 다양한 이유로 시설 입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자립준비청년 수는 점차 감소하더라도 아동 개개인의 취약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자립이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건강한 자립을 위해서는 우선 '완전한 의존'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양육자의 보호와 사랑을 받으며 삶을 지탱해 나갈 뿌리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립준비에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안전한 시행착오 경험'이다. 자립지원을 위한 각종 제도와 지원은 많아졌음에도 그것들을 잘 활용하는 힘이 부족한 청년들에 대해 종종 듣게 된다.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하고 주도적으로 무언가 시도해본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좀 더 개별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거시적인 지원체계가 완성됐으니 서비스 개별화, 고도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청년들의 삶에 온기 있는 터치가 이뤄지는 형태가 돼야 하고 공동체성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월드비전은 현재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프로젝트 ‘낭만청년단’을 진행하며 총 10개의 다양한 청년 프로젝트팀과 함께하고 있다. 팀당 4~5명의 구성원들과 1년의 시간 동안 스스로 계획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립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월드비전의 후원자들이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원은 물론 전문 멘토링(온라인 비즈니스, 공연기획 외)을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노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들이 캠페인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어린시절과 자립에 관한 이야기는 때론 신랄했고, 눈물겨웠다. 문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미나리', 도서 'H마트에서 울다'를 떠올리며 언젠가 청년들의 ‘자립완료 스토리’가 세상에 선보이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뿐만 아니라 기댈 곳 없던 한 아이를 오롯이 잘 길러낸 우리 사회의 안전하고 너른 품에 대한 이야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영 월드비전 위기아동지원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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