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인당 1년 택배 이용 100건 넘었다...로켓배송·알리·테무가 경쟁 불붙여

대한상의 보고서…최근 3년 새 택배물량 53% 증가

추석을 일주일 앞둔 9월 10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3년 사이 국내 택배 물량이 50% 이상 늘어 한 해 1인당 택배 이용 건수가 100건 정도였다. 중국 이커머스의 저가 공세와 이로 인해 국내외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의 '택배산업 현황 및 성장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연간 택배 물량은 2020년 33억7,000만 건에서 2023년 51억5,000만 건으로 52.9% 늘었다.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로 따지면 2020년 65.1건에서 2023년 100.4건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택배가 증가한 배경으로 C커머스(China-commerce), 경쟁(Competition), 소비자 편익(Consumer benefit), 비용 절감(Cost down) 등이라고 짚었다. 각 요소의 앞 글자를 따면 '4C'다.

우선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초저가 공세로 국내외 경쟁이 심화한 것이 택배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대한상의는 "중국 커머스 업체가 초저가 상품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면서 국내 택배사도 이들 업체의 물동량을 빠르게 처리해 새로운 동력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경쟁 늘며 반품 택배도 함께 늘어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로 인해 치열한 시장 경쟁도 택배시장을 키운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배송 속도가 경쟁 우위 및 차별화 요소가 되면서 이커머스사와 택배사는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를 구축해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섰다. 그 결과 익일 배송,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 서비스가 크게 늘었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풀필먼트 내재화 경쟁이 이커머스 시장으로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택배 물동량 증가로 연결돼 이커머스와 택배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회원제 도입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등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 부담이 낮아지면서 택배 이용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무료 반품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가 늘고 중국 이커머스 업체도 국내 반품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반품 규모도 함께 늘었다.

국내 택배 물량이 급증한 데 따른 과제도 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물동량 증가에 따른 일회용기, 과대포장 등의 부작용도 문제시되는 만큼 재활용·재사용 등 순환 비즈니스 모델 확산과 친환경 포장 등에 대한 국가와 기업의 관심도 함께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