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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 때 미뤄준 양도소득세 13조...재벌 주머니에 꽂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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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주회사 전환 때 미뤄준 양도소득세 13조...재벌 주머니에 꽂히나

입력
2024.10.14 20: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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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일몰 연장된 지주회사 과세이연 혜택
대기업 양도세 혜택 세습 통로로 활용 우려
차규근 의원 "안일한 과세당국, 법 개정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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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주회사 설립이나 전환’을 이유로 정부가 과세를 미뤄준 양도소득세가 13조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의 사각지대 탓에 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물려받으며 양도세 이연 혜택까지 ‘대물림’받을 수 있어, 감세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본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세청의 과세이연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지주회사 설립과 전환을 이유로 미뤄진 세금(과세이연)은 13조2,669억 원에 달한다. 과세이연을 신고한 지주회사는 70개로, 이 중 절반 이상(36개)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포함한 대기업이었고, 중견기업은 23개, 중소기업은 11개였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은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전환할 때, 현물출자 등으로 얻은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처분’ 시까지 미뤄주고 있다. 이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대하기 위해 2000년 도입한 3년 한시 과세특례 때문이다. 특례는 일몰 연장을 거듭해 2026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2010년 말 정부가 세법을 개정하면서 조특법상 과세이연 중단 사유에 포함돼 있던 ‘증여 또는 상속’ 항목을 삭제하면서 사달이 났다. 과세이연이 무한정 상속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양그룹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2년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바꾸기로 한 삼양그룹 총수 일가는 모기업인 삼양사 지분을 현물출자해 지주사 삼양홀딩스 주식을 취득했다. 당시 주식 교환과정에서 양도 차익이 발생했는데, 조특법에 따라 과세이연 혜택을 받았다. 2013년 11월 대주주 삼양그룹 회장의 외동딸 김영난씨가 숨지면서 보유하던 주식 8만5,549주가 남편 송하철 모나미 부회장 등에게 상속됐고, 국세청은 양도세 약 11억 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법원은 조특법에 ’상속‘이라고 적혀있지 않아, 상속인에게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물려받아도 세금 한 푼 내지 않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과세이연이 대대손손 ‘우회 상속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년 과세이연 종료를 앞두고 많은 기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과세당국은 관련 조세현황 파악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의원실 제공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의원실 제공

차 의원은 "24년간 제도가 이어지면서 과세이연을 신고한 지주회사만 118개인데, 이 혜택은 주로 재벌 기업이 누리고 있다"며 "대주주 일가들이 주식을 물려받으며 양도세 면제 혜택도 대물림할 수 있는 구조를 국세청과 기획재정부는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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