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예산 전액 삭감
내구연한 도래 1만5,000개 장비 교체 및 구축해야
지자체 이전 방침... 재정 부족으로 사업 장담 못해
디지털 격차 해소 등 포함 ODA 예산은 대폭 증액
황정아 의원 "격차 확대될 것...사업 복원해야"
국민들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내년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사업을 이전한다는 방침인데,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들이 사업을 이어가는 것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가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공적개발(ODA) 사업 예산은 꾸준히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대전 유성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사업인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대 구축 사업' 예산은 2023년 128억2,100만 원에서 올해 3억9,6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마저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은 디지털 격차 해소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사업만족도가 5점 만점에 3.98점(통신비 절감 항목 4.26점, 이용 편리성 4.16점)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정부 사업이 올해 끝나 앞으로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신규 설치와 노후 장비 교체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공공와이파이만 1만4,758개에 달해 지자체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736개로 가장 많고, 서울 1,704개, 부산 1,241개, 경북 1,116개, 전남 1,091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ODA 사업 예산은 2023년 4조5,000억 원에서 올해 6조3,000억 원으로 2조 원 늘었고, 내년 예산도 올해보다 4,000억 원 확대 편성됐다. 이 가운데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ODA 예산은 올해 3,035억 원으로 전년(2,638억 원)보다 400억 원 가량 증액됐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79억 원 가량 증액 편성됐다.
황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다른 나라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지원하겠다며 ODA 예산을 늘리더니, 정작 우리 국민의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인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며 "중앙정부의 책무를 재정 여력이 천차만별인 지자체에 떠넘기면 디지터 격차가 계층간은 물론, 지역간 격차로 더 확대될 것인만큼 사업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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