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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꺾인 걸그룹 르네상스, 에스파·아일릿·베몬이 되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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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꺾인 걸그룹 르네상스, 에스파·아일릿·베몬이 되살릴까

입력
2024.10.09 07: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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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독주 속 르세라핌, 엔믹스 등 컴백했으나 기대 못 미쳐
이달 말 에스파·아일릿 맞붙고 내달 베이비몬스터 컴백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 간 갈등 속에서 터져 나온 이 한마디가 나비효과를 일으킨 걸까. 뉴진스, 아이브, (여자)아이들 등 4세대 스타들의 활약으로 르네상스를 이루던 걸그룹 시장이 에스파 독주 체제를 굳히며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하이브 사태' 이전 데뷔한 아일릿의 '마그네틱'이 인기를 끈 이후 에스파의 '슈퍼노바'를 제외하면 뚜렷한 히트곡이 없는 데다 기대를 모았던 신인 걸그룹들도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8일 음원 서비스 업체 멜론에 따르면 최신 주간 음원차트(9월 30일~10월 6일)에서 상위 10위 곡 중 걸그룹의 곡은 4위 '슈퍼노바'와 8위 (여자)아이들의 '클락션', 뉴진스 '하우 스위트' 세 곡뿐이다. 데이식스의 네 곡, 걸밴드 QWER의 '내 이름 맑음' 등 밴드 음악이 톱10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르세라핌. 쏘스뮤직 제공

르세라핌. 쏘스뮤직 제공

음원 차트 상위권을 독차지하던 걸그룹의 비중이 줄어든 건 최근 컴백하거나 데뷔한 걸그룹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 음악축제 코첼라밸리뮤직앤드아츠페스티벌 공연으로 가창력 논란을 겪었던 르세라핌은 8월 말 미니앨범 '크레이지'를 발표했는데 동명의 타이틀곡은 멜론 일간 차트 34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언포기븐'이 같은 차트 2위, 올 초 발표한 '이지'가 3위에 올랐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앨범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도 67만 장으로 전작인 '이지'(98만 장)보다 30만 장가량 줄었다. 지난해 싱글 3집으로 초동 103만 장을 기록했던 엔믹스 또한 지난 8월 새 앨범으로 컴백했지만 첫 주 판매량은 전작의 절반 수준인 58만 장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신인들도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연초 데뷔한 아일릿은 '뉴진스 카피' 논란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었고, YG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신인 베이비몬스터도 아직까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을 세계적 스타로 만든 프로듀서 겸 작곡가 테디가 YG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더블랙레이블을 설립한 뒤 처음 기획한 걸그룹 미야오 역시 지난달 데뷔 곡 '미야오'를 발표했으나 멜론 일간 차트 55위에 그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그룹 미야오. 더블랙레이블 제공

그룹 미야오. 더블랙레이블 제공


'하이브 사태' 속 뉴진스 브랜드 가치 하락

음원 차트를 휩쓸던 뉴진스의 인기도 하이브 사태 이후 하락세다. 이전 곡들이 장기간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식했던 것과 달리 '하우 스위트'를 제외한 곡들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한 유튜브 방송 이후 상승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빅데이터를 토대로 매긴 가수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뉴진스는 지난 1월 9위에서 지난달 50위로 급락했다. 민 전 대표의 대표이사직 복귀가 불발될 경우 뉴진스의 공백 기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룹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그룹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전문가들은 국내 대중음악 시장의 중심축이 K팝에서 다양한 장르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대중이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선호하는 장르도 다양해지면서 가요 시장이 복잡해졌다"면서 "시장이 상향평준화하고 복잡다단해지면서 전형적인 걸그룹 콘텐츠는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걸그룹들의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대형 기획사들의 간판 그룹들이 대거 컴백한다. 21일 SM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와 하이브의 아일릿이 맞붙고 다음 달 1일 베이비몬스터가 정규 앨범을 내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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