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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활용 ‘전문 시장’ 무궁무진, 의료AI로 세계시장 선도할 것”

입력
2024.10.09 17: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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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

뇌졸중 대혈관폐색(LVO) 진단 AI솔루션 'JLK-LVO' 미국 FDA 승인 획득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일대 도약기를 맞은 듯했던 AI산업이 지난 2분기 이래 ‘AI거품론’이 대두되면서 잠시 멈칫거리는 양상이다. 경기침체 우려 등과 맞물린 AI거품론은 AI산업이 막대한 투자에 비해 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빅테크 기업들의 AI에 대한 연간 투자는 6,000억 달러(약 790조4,000억 원)에 이르지만 수익은 1,000억 달러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고, 이후 엔비디아 등 AI 선도기업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AI는 수많은 전문 분야에서 일반인들의 체감보다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아직 유료 생성형AI 서비스 이용자는 많지 않지만, 시장분석부터 법률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문AI 솔루션들이 하루가 다르게 등장해 실용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료AI는 국내 증시에도 이미 5개 이상의 상장사가 등장하는 등 견고한 수익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의료AI 1호 상장사인 제이엘케이는 AI 뇌졸중 진단 솔루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최근 대혈관폐색(LVO)을 진단하는 AI솔루션 ‘JLK-LVO’의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김동민 대표로부터 의료AI 개발 및 상용화, 향후 확장 전망을 듣는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서울 강남구 제이엘케이타워 대회의실에서 가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제이엘케이 뇌졸중 진단 AI솔루션의 미국 FDA 승인은 한국 의료AI의 글로벌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몬 기자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서울 강남구 제이엘케이타워 대회의실에서 가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제이엘케이 뇌졸중 진단 AI솔루션의 미국 FDA 승인은 한국 의료AI의 글로벌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몬 기자

-제이엘케이가 최근 AI의료 산업에서 견고한 성장 기대감을 축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핵심 사업모델은 무엇인가.

“AI 기반의 뇌졸중(뇌출혈, 뇌경색) 진단 솔루션 13종을 핵심 사업모델로 갖고 있다. AI 기반이라는 건 뇌졸중 전 주기에 걸친 임상 영상 빅데이터에 의거해 AI가 환자의 질환상태를 신속, 정확히 평가ㆍ분석하여 의사의 최종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진단 데이터를 제시한다는 얘기다. 현재 CT 7종, MRI 6종 등 뇌졸중의 전 주기에 걸친 13종의 AI솔루션을 갖추고 국내외 병원에 적용하고 있다.

전 주기 솔루션은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오는 순간부터 ‘CT, MRI 촬영-진단-응급시술(수술)-입원-치료-퇴원-재활’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제이엘케이의 AI 솔루션이 사용됨을 의미한다. 뇌졸중 진단ㆍ치료 프로세스는 전 세계가 같기 때문에 우리 솔루션의 글로벌시장 진출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FDA의 ‘JLK-LVO’ 승인은 우리 AI솔루션의 글로벌시장 진출의 든든한 교두보가 될 것이다.”

"뇌졸중 긴급진단부터 치료에 이르는 전 주기 13종 AI솔루션 구축 완료"
"미국 FDA,일본 PMDA 승인 거쳐 뇌졸중 의료AI 글로벌시장 선도할 것"

-이번 ‘JLK-LVO’ FDA 승인은 제이엘케이 AI솔루션으로는 지난 6월 전립선암 진단 AI솔루션인 ‘MEDIHUB Prostate'에 이어 두 번째인 셈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우리 AI솔루션에 대한 FDA 승인은 ‘의료기기 시판 전 성능 증명제도(510k)’에 따른 승인이다. FDA가 기존 허가된 의료기기와 시판 전 의료기기의 동등성을 검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현재 미국에선 미국 ‘라피드AI’와 이스라엘의 ‘비즈AI’가 활용되고 있는데, 현지에서 우리 솔루션도 경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이엘케이는 이번에 승인된 JLK-LVO 외에, 이미 8월에 또 다른 단계의 뇌졸중 진단 솔루션인 ‘JLK-CTP’와 ‘JLK-PWI’의 FDA 인허가 신청도 완료했고, 그 외 총 3개의 솔루션을 추가 신청해 올해 안에 2~3개의 솔루션에 대한 FDA 추가 승인을 목표하고 있다. ‘JLK-CTP’와 ‘JLK-PWI’는 현재 일본 후생노동성(PMDA) 인허가도 추진 중이다.

미국 FDA나 일본 PMDA 승인에 따라 우리로서는 당장 현지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현재 미국 10개 거점 병원에 솔루션 적용을 추진 중이고, 일본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도 이미 경쟁 솔루션들이 있다면 제이엘케이 솔루션의 비교우위가 중요할 것이고, 결국은 시장 점유를 위한 마케팅이 관건일 것 같다.

“’라피드AI' 등 현재 미국에서 활용되는 솔루션들은 CT 영상 데이터 위주의 솔루션들이다. 기존 CT 영상 데이터와 환자의 CT 영상을 비교해 진단한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CT 못지않게 MRI 촬영을 많이 해왔고, 그에 따라 MRI 영상 데이터가 풍부하다. 우리 솔루션은 약 140만 개의 MRI 영상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켰다. CT와 함께 풍부한 MRI 영상 데이터를 준거로 AI 진단 프로세스가 진행되니까 그만큼 정확도와 효용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 솔루션의 우위는 다수의 국제 의학저널 발표를 통해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솔루션의 정확도와 효용성이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획득한 제이엘케이 뇌졸중 진단 AI솔루션 'JLK-LVO' 분석 영상 사진. 실제 영상엔 병변 부위, 부피, 중증도, 원인, 관류 등 세부 데이터가 표시돼 의사의 효율적 최종 진단을 돕게 된다.

최근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획득한 제이엘케이 뇌졸중 진단 AI솔루션 'JLK-LVO' 분석 영상 사진. 실제 영상엔 병변 부위, 부피, 중증도, 원인, 관류 등 세부 데이터가 표시돼 의사의 효율적 최종 진단을 돕게 된다.


"뇌졸중 AI 솔루션 국내 200개 병원 적용, 미국 거점 병원 10곳 도입 추진"
"의사 진단 보강할 분석 데이터 제공, 긴급 요하는 뇌졸중 빠른 진단 도움"

-현재 제이엘케이 AI 솔루션의 국내외 의료현장 적용 상황과 주요 시장개척 목표, 장기 수익 전망은.

“제이엘케이 뇌졸중 솔루션 중 뇌졸중 유형분류 솔루션 ‘JLK-DWI(JBS-01K)’가 국내 최초로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의료현장 적용의 물꼬를 텄다고 본다. 현재 우리 솔루션은 전국 200여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다만 지금은 보급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수익발생 시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글로벌시장 진출은 현재는 세계 의료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북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번에 FDA 승인을 획득한 ‘JLK-LVO’의 경우 미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보험수가 획득에 전사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보험수가가 국내보다 약 80배 높은 회당 1,042달러(약 140만 원)로 책정돼 있어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8년까지 국내 매출 1,000억 원, 해외 매출 5,000억 원 등 총 6,0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세우고 있다. AI솔루션 비즈니스 특성상 고정비 지출이 많지 않아 매출이 오를수록 이익률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사가 뇌졸중을 직접 진단하는 것에 비해 AI솔루션을 활용하는 게 어떤 이점이 있나.

“진단과 치료의 최종 주체는 당연히 사람인 의사다. 병증과 임상에는 아직 AI솔루션이 포착하기 어려운 디테일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정련된 AI솔루션은 의사의 진단 시간과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뇌졸중은 암에서 시행하는 표본검사(조직검사)와 같은 최종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가 부족하다. 그래서 실제 진단은 CT, MRI의 영상 데이터 이미지를 보고 의사가 진단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의 축적된 경험과 치료 노하우가 필요하고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오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뇌질환 오진율은 17.5%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 AI솔루션은 뇌졸중 환자 촬영 영상과 관련된 모든 영상 데이터를 자동 비교분석해 실시간으로 의사에게 제공한다. 병변 부위, 부피, 중증도, 원인, 관류 등의 세부 데이터를 포함한다. 의사가 이를 활용하면 작은 뇌졸중 병변도 놓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또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니 뇌졸중의 오진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신속한 진단으로 4시간 30분인 뇌졸중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뇌졸중 전문의가 없는 응급실에서는 신속,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데 AI솔루션을 활용하면 긴급 상황에서 효과적인 뇌졸중 진단이 가능해질 것이다."

"오는 11일 해외 저명 의료진과 제이엘케이 뇌졸중 AI 솔루션 진단 대결"
"의료AI, AI 프로세싱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실용화 가능성 높아"

-오는 11일 해외 의료진을 초청해 ‘뇌졸중 AI 국제검증 세미나(AI vs Human Experts competition for post-stroke END detection)’를 갖는다고 들었다. 어떤 행사인가.

“과거 알파고와 인간 간 바둑 대국과 같은 방식이다. 미국 하버드와 엠디 엔더슨 교수진을 포함한 일본, 대만, 필리핀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뇌졸중 의료진이 우리 AI솔루션과 뇌졸중 진단 정확도를 경쟁하는 내용이다. MR 영상을 기반으로 뇌졸중 임상에 대한 각자의 진단을 내린 뒤 AI 분석 결과와 비교해 정답률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해당 국가 의료기관 적용 방안도 함께 협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이엘케이는 의료AI 코스닥 상장 1호 기업으로서 의료AI 사업화를 선도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의료AI 산업의 전반적 동향은 어떤가. 아울러 의료 분야에서 AI솔루션 실용화가 빠른 이유를 든다면.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의료AI 기업들이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국내 의료AI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 발전에 매진해 왔을 뿐 아직 수익화, 상업화까지는 가지 못한 상황이다. 루닛, 뷰노 같은 경쟁사들도 마찬가지지만 내년부턴 어느 정도 가시적인 매출과 이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AI 솔루션의 실용화가 빠른 이유는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이 쉽고 효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진단과 치료는 감성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성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AI 프로세싱의 효율성이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 의료AI의 부가가치가 높은 것도 의료AI 실용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라고 본다.”

-의료AI 산업의 발전과 적용 확산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여건을 꼽는다면.

“의료AI 산업 발전과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의료AI의 승인, 사용, 진료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나 심장병 같은 위급한 질병을 진단할 때 이런저런 동의서 작성 같은 행정 절차가 너무 복잡하면 환자 진료가 늦어지고 지연된다. 그 결과 의료AI 솔루션 활용도 지연돼 환자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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