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비영리단체 순운용 41조
기업은 투자 차입금 늘며 -23.7조
정부 총지출 감소에 -50.5조→-1.1조
2분기(4~6월) 가계 여유자금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아파트 분양 및 주택 구매가 늘어난 만큼 여윳돈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은 '2분기 자금순환' 잠정 편제 결과를 내고 국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2분기 41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순자금운용은 운용 자금에서 조달 자금을 뺀 값이다. 2분기 순자금운용액은 1분기 대비 36조4,000억 원 감소했는데, 그만큼 여유자금이 1분기보다 덜 늘어났다는 뜻이다.
'가계소득이 1분기보다 3.1% 줄어든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금융기관 차입금은 대폭 늘면서 여유자금이 덜 늘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소득 감소에도 빚내 집을 산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실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분기 13만1,000호에서 2분기 17만1,000호로 증가했다. 이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조달액은 1조4,000억 원에서 14조6,000억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는데, 자금조달액의 99%(14조5,000억 원)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었다.
여유자금이 줄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규모는 금융기관 예치금을 중심으로 1분기 79조 원에서 2분기 55조7,000억 원으로 줄었다.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가 2분기에 소멸되는 계절적 특성도 순자금운용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순자금운용액을 역대 2분기와 비교해 보면 지난해 2분기(25조4,000억 원)보다는 늘었고, 2022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김성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소득뿐만 아니라 소비도 함께 줄면서 저축(소득-소비)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비금융법인), 정부까지 포함한 2분기 국내 부문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 원으로 1분기(26조2,000억 원) 대비 줄었다. 운용 자금에서 조달 자금을 뺀 값이 마이너스(-)면 순자금조달이라고 하는데, 기업 순자금조달 규모는 1조6,000억 원에서 23조7,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기업 순이익이 줄어든 반면, 건설·설비 투자 등이 늘어나면서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빚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 순자금조달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1분기 50조5,000억 원에서 1조1,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총수입은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총지출이 더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국채 발행이 줄고 차입금도 일부 갚으면서 정부 자금조달 규모는 1분기 78조8,000억 원에서 22조4,000억 원으로 3분의 1 규모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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