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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인 전세금 폭증... 올해도 사상 최대 적자 HUG, 혈세 투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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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인 전세금 폭증... 올해도 사상 최대 적자 HUG, 혈세 투입 불가피

입력
2024.10.05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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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올해 당기순손실 3.8조 추산
자기자본 6.8조→3조 급감 우려
"5조 수혈 허그, 추가 확충 없인 보증 불가"

8월 2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 열고 있다. 연합뉴스

8월 2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兆) 단위 규모의 추가 자본 확충이 없다면 HUG는 내년 3월 보증 중단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연초 5조 원의 정부 자금을 수혈한 HUG에 추가 혈세 투입이 불가피한 셈이라 현 전세보증제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떼인 전세금 4.1조... 사상 최대 전망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4일 한국일보가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HUG가 자체 추정한 올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3조8,324억 원이다.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적자(-3조8,958억 원)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며 시장에선 이를 웃돌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HUG는 2022년(-4,087억 원) 13년 만에 적자 전환한 이후 3년 연속 적자 행진이다.

이는 HUG가 집주인으로부터 떼인 전세금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HUG가 2013년 처음 출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은 전세 계약이 끝난 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허그가 보증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고 추후 경매 등을 통해 전세금을 받아내는 구조다.

올해 8월 기준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대위변제)은 2조7,398억 원이다. 1년 전 HUG가 예상한 올해 대위변제액 2조,9000억 원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이런 추세면 올 연말 전세보증 대위변제액은 4조1,000억 원에 이른다. 대위변제액이 지난해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3조5,544억 원)을 가뿐히 넘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시장 침체로 분양보증 사고도 속출하며 관련 대위변제액도 급증 추세다. 이런 금액까지 합치면 HUG의 올해 총대위변제액은 사상 최대인 6조3,728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4조7,795억 원)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순손실 반영하면 자기자본 반토막

문제는 대규모 적자 여파로 HUG의 주 사업인 보증 여력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을 포함한 HUG의 보증상품 한도는 자기자본과 연동된다. 지금은 법 개정으로 전년도 자기자본의 90배까지 보증할 수 있지만, HUG는 위기 관리 차원에서 70배 이내로 관리 중이다.

연초 자본 확충으로 HUG의 자기자본은 6조4,000억 원에서 6조8,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를 기준으로 현재 HUG의 보증 배수는 55배 수준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올해 당기순손실을 반영하면 자기자본은 3조 원 수준으로 내려앉고, 보증 배수 역시 125배로 치솟게 된다. 그런 상태를 유지하면 연말 결산이 발표되는 내년 3월 이후엔 단 한 건의 신규 보증도 내줄 수 없게 된다.

HUG가 마지노선으로 잡는 보증 배수 70배를 유지하려면 자기자본이 5조3,000억 원은 돼야 한다. 최소 2조 원이 넘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HUG도 보증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부랴부랴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을 계획 중이다.

그럼에도 HUG의 대위변제액 회수 비율이 13% 남짓에 불과해 결국 세금 투입 없이는 HUG 곳간을 채울 수 없는 구조라는 게 문제다. 손 의원은 "빈 곳간을 세금으로 채워 놓으면 전세사기범이 털어가는 구조나 마찬가지"라며 "전세보증금반환보증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과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HUG의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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