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 박 검사, 출석요구 송달도 못 받아
김성태·방용철 등 증인도 불출석사유서 제출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민주당이 추진 중인 탄핵 청문회에 핵심 증인들이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소추 여부 판단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으로 열리지만 앞선 김영철 차장검사 탄핵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사안에 대한 주요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힘든, '부당한 수사'라는 야당 주장에 '보복성 탄핵'이라는 여당 측 반격만 난무하는 '맹탕 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일 박 검사의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를 연다. 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4명(강백신·김영철·엄희준·박상용)에 대한 탄핵안 중, 8월 14일 김영철 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 청문회에 이은 헌정사상 두 번째 탄핵 청문회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사실에서 술자리를 벌이는 등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를 불법 회유해 이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끌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조사를 위해 법사위는 총 34명을 청문회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했지만, 증인 대부분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탄핵 당사자인 박 검사는 해외연수차 영국에 체류 중인데, 국회의 출석요구서를 송달받지 못해 출석 의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역시 "탄핵소추 대상자를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법 원칙에 반한다"는 부정적 입장이다.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 소속 검사들도 대부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사건 핵심 증인으로, 검찰청 조사실 술자리에 참여한 것으로 지목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회유 의혹 폭로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출석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한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도 상당수는 출석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조계에서는 이번 청문회에서 술자리 회유 의혹 등에 대한 실질적 검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해당 의혹에 대해 검찰이 출정 기록 등을 근거로 반박하자, 술자리 날짜와 시간 등을 특정하지 않고 탄핵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일시·장소·대상·상대방·방법 등 기초적 사실관계도 특정하지 않은 탄핵 소추는 대상자의 방어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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