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검찰 송치

계열사 동원, 수십억 비자금 조성한 혐의

횡령·배임 등 의혹이 제기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4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를 동원해 수십억 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그룹 임원들이 계열사에 근무하는 식으로 허위 장부를 작성한 뒤 이들의 급여를 빼돌려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태광그룹 소유의 골프장인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와 계열사 법인카드 8,000여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13일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와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또는 지시 여부에 대한 증거 관계와 이에 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같은 달 16일 영장을 기각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이미 약 421억 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3,000여만 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적이 있다. 2019년 6월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