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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서 물 '뚝뚝', 냄비 받쳐 놔"… 군 관사 열악한 환경 고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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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서 물 '뚝뚝', 냄비 받쳐 놔"… 군 관사 열악한 환경 고발 봇물

입력
2024.09.30 16:10
수정
2024.09.30 19:15
0 0

육대전에 군 간부 숙소 영상 올라와
누수로 냄비, 수건으로 물 받아
A씨 "3년간 공사 건의… 이제야 공사"
B씨 "내가 이러려고 군인 하나 싶어"
육군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 노력"

지난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육군 간부 관사에서 누수로 물이 떨어지고 있는 영상이 공개됐다. 육대전 캡처

지난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육군 간부 관사에서 누수로 물이 떨어지고 있는 영상이 공개됐다. 육대전 캡처

군이 열악한 군 간부 주거 환경 개선을 약속한 가운데, 심각한 군 관사 상황에 대한 군 간부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한 육군 간부는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관사 모습을 폭로했고, 곰팡이로 뒤덮인 육사 생활관 사진도 공개됐다.

지난 29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빗물이 새는 군 간부 독신자 숙소에서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천장 누수로 물이 뚝뚝 떨어져 방바닥에 수건과 냄비 여러 개를 두고 물을 받는 모습이 담겼다. 이 숙소는 3년째 이 상태였다고 한다. 육군 간부 A씨는 "지속적으로 누수 상태여서 공사를 건의했으나 더 급한 숙소가 있다고 해서 3년 동안 (공사가) 부결됐다"며 "올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자신도 낙후되고 열악한 곳에서 생활했다는 또 다른 간부 B씨는 해당 관사에 배정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가 이러려고 군인을 하나 싶었고, 주변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다"며 "제 아내가 집을 보고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애를 키울 수 있냐고 하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박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관과 육군정보학교 생활관의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슬어있고, 천장 일부는 소실됐다. 육대전 캡처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관과 육군정보학교 생활관의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슬어있고, 천장 일부는 소실됐다. 육대전 캡처

전날에도 육대전엔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관, 육군정보학교 생활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잔뜩 핀 사진이 올라왔다. 간부로 추정되는 C씨는 "육사 시설 기준 30년 된 열악하고 낙후된 시설을 지속 운용하는 것 자체가 국가가 (환경) 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육사뿐만 아니라 정보병과학교도 1층은 곰팡이로 천장은 텍스(천장 자재)가 다 썩어서 떨어지고 벽에도 곰팡이가 득실득실하다"고 꼬집었다.

C씨는 "매번 퇴소 때 설문에 나오지만 조치는 되지 않고 텍스만 갈고 있다. 새로운 교육생이 오면 '교육 여건이 미비하니 이해해 달라'는 말로 양해를 구한다"며 "거기서 몇 주, 몇 개월을 생활해야 하는 간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청소하고 지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육대전에는 지난 3, 4월에도 유사한 사례가 공개됐었다. 지난 3월에는 부엌과 베란다 벽에 곰팡이가 가득하고 가스선과 전선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독신자 숙소 사진이 올라왔다. 4월엔 한 육군 간부가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고 싱크대는 무너졌으며 천장에서는 물이 새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관사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방부가 지난해 10월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독신자 숙소의 약 30%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고, 40년 이상 된 것도 8.8%나 됐다. 군은 노후 간부 숙소에 대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국가 방위를 위해 묵묵하게 헌신하고 있는 간부들의 행복한 생활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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