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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몸소리가 들려'·'땀송송 데뷔탁'… 익숙한 제목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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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몸소리가 들려'·'땀송송 데뷔탁'… 익숙한 제목 짓는 이유

입력
2024.10.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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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콘텐츠 떠올리게 만드는 프로그램명들
"익숙한 제목, 인지도·호기심 상승 효과 있다"

'젠블루의 땀송송 데뷔탁'은 영화 '파송송 계란탁'을 떠올리게 한다. '파송송 계란탁'은 2005년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SBS 미디어넷 제공

'젠블루의 땀송송 데뷔탁'은 영화 '파송송 계란탁'을 떠올리게 한다. '파송송 계란탁'은 2005년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SBS 미디어넷 제공

'젠블루의 땀송송 데뷔탁' '너의 몸소리가 들려' 등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제목을 가진 예능들이 꾸준히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러한 제목들은 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의 친밀도를 높여 왔다.

오는 8일 첫 방송을 시작하는 tvN 예능 '너의 몸소리가 들려'는 기존의 드라마, 노래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보영 이종석 등이 출연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2013년 24% 시청률을 돌파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엠씨더맥스가 2019년 발표한 곡 중에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있다.

SBS FiL·SBS M 예능 '젠블루의 땀송송 데뷔탁'은 영화 '파송송 계란탁'을 떠올리게 한다. '파송송 계란탁'은 2005년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SBS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은 인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연상시킨다. JTBC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의 가제였던 '세상에 이런 사람이'는 장수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를 떠올리게 했다.

익숙한 제목, 양날의 검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은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다. SBS 제공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은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다. SBS 제공

익숙한 제목을 선보였을 때의 효과는 무엇일까. '너의 몸소리가 들려' 측 관계자는 프로그램명과 관련해 "대중적인 타이틀의 익숙함을 더해 시청자들에게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착안, 기획한 제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 프로그램인만큼 몸에서 나타내는 각종 전조증상과 몸이 보내는 경고의 소리, 시그널을 잘 캐치해서 병을 예방하자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너의 몸소리가 들려'는 질병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연 형식으로 들어보고, 다양한 분야의 건강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하는 건강 지식 토크쇼다.

프로그램명이 이전의 콘텐츠를 연상시키지만 그렇게 할 의도가 없었던 예능도 있다.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 측 관계자는 본지에 "이 프로그램은 건강과 관련돼 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경이로운 결과가 나온 사람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경이로운 습관'이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여기에 이경규의 '경'을 넣었을 때 라임이 잘 맞는 듯해 '이경규의 경이로운 습관'이라는 제목으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은 가제가 '세상에 이런 사람이'였으나 결국 제목을 변경해 방영했다.

익숙한 제목의 사용에는 인지도와 대중의 호기심 상승이라는 효과가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콘텐츠들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프로그램 측은 어떻게든 인지도를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마주한다. 새로운 콘텐츠로 관심받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속편 전략을 취하는 콘텐츠가 많은 이유다. 속편이 아닌 경우에는 기존에 유명한 제목을 활용해 인지도를 올려 보려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그 결과 약간의 인지도와 호기심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결정적인 호감을 만드는 것은 결국 프로그램의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들어본 듯한 제목을 사용하는 것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름이 비슷한 기존 콘텐츠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라면 원 콘텐츠의 팬들 입장에서는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제목을 보고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내용에 대한 실망감이 상승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프로그램만의 고유한 색깔을 드러내는 대신 익숙한 제목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창의성 부족이라는 지적 또한 나올 수 있다.

프로그램명의 선정과 관련해 제작진에게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콘텐츠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 매력적인 이름이 있어야 한다. 좋은 제목을 찾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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