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경찰학교 제314기 졸업식
두 번의 올림픽에 참가한 '핵주먹' 복싱 국가대표. 유도 국가대표를 거친 베테랑 특수부대원. 밤샘 공부로 꿈을 이룬 마흔 살의 엄마. 다양한 이력을 가진 새내기 경찰관 2,000명이 9개월 교육을 마치고 국민을 지키는 일선 치안 현장으로 몸을 던졌다.
중앙경찰학교는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학교 대운동장에서 신임경찰관 314기 졸업식을 열었다. 이날 졸업식에는 경찰청 차장,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 졸업생 2,191명과 가족 9,000명이 참석했다. 중앙경찰학교는 경찰공무원 임용예정자에 대한 교육 훈련을 목적으로 1987년 개교해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13만여 명의 신임경찰관이 이곳을 거쳐 갔다.
이번 졸업생 중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자는 1,797명(101경비단 69명 포함)이다. 경찰행정학과·경찰특공대·법학·세무회계 등 경력경쟁 채용 합격자도 394명이다. 경찰이 현장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실무 중심으로 개편한 교육과정(38주)을 거친 두 번째 기수다.
무궁화 봉오리 두 개, 빳빳한 새 계급장을 달고 현장을 누비는 새내기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윤은정(40) 순경은 세 아들의 어머니다.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모두가 잠든 밤 짬짬이 공부를 했다. 혹시나 자녀들이 잠에서 깨 울기라도 하면 등에 업거나 무릎에 뉘어놓고 오랜 염원이던 경찰관의 꿈을 이뤘다. 윤석열 대통령은 윤 순경에게 축하 서한을 보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격려했다.
송화평(30) 순경은 2016 리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현실판 마동석(영화 '범죄도시' 마석도 형사)이 돼 범죄자에겐 단호하고, 약자에겐 부드러운 외유내강 경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8년간 특임단에서 군 생활을 한 전민선(34) 순경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며 사선을 넘나드는 치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토목설계회사에 14년 동안 재직하다 뒤늦게 입직한 최민성(40) 순경은 검찰수사관인 아내를 보고 수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최 순경은 "전공을 살린 재난사고 전문 수사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성적 우수자 시상도 이뤄졌다. 대통령상은 종합성적 최우수자 1위 진영훈(24) 순경, 국무총리상은 이근복(24) 순경, 행안부장관상은 이숙영(24) 순경이 수상했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은 축사를 통해 "현장에 첫발을 내딛는 이 순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최후의 버팀목이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각종 범죄·비리에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강상길 중앙경찰학교장 직무대리는 "공직자로서 법 집행의 모든 과정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