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 동향 분석
이시바·다카이치·고이즈미 중 2명 결선 확실시
과반 득표 한참 못 미칠 듯… "결선은 기정사실"
'의원 표심' 좌우할 기시다·아소 무게감 더 커져
오는 27일 실시되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의 예상대로 이시바 시게루 전 당 간사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 가운데 2명이 결선 투표에 진출해 맞불을 게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최종 결과를 점치기는 여전히 매우 힘든 양상이다. 3명 중 누가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실지, 결선 투표에선 누가 승리를 거둘지 예측불가라는 얘기다. 결선 승자는 사실상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의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아소 다로 전 총리를 붙잡으려는 후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3파전 양상 계속... 조사 대상 따라 엎치락뒤치락"
총재 선거 이틀 전인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투표 동향 분석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126표)과 다카이치 장관(125표)이 한 표 차이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고이즈미 전 장관은 114표로 3위였다. 요미우리가 자민당 의원 368명 중 조사에 응답한 361명의 지지 후보와 당원·당우(후원단체 회원) 대상 여론조사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하지만 '의원'으로 조사 대상을 좁히자, 고이즈미 전 장관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두 과반(369표) 득표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결선 투표가 불가피하다는 잠정 결론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이 자민당 지역 간부들을 상대로 당원·당우 지지세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1위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약 100표에 그쳤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의원(368표)과 당원·당우 표(368표)를 합산한 736표 중 과반 득표자가 나와야 당선이 확정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두 명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결선투표는 1차 투표와 달리, 의원 표 비중이 매우 크다. 의원 368표와 지방 조직 47표를 합산해 승자를 뽑기 때문이다. 당원·당우는 투표권이 없다. 의원 표심에서 앞서는 고이즈미 전 장관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셈이다. 요미우리는 "유력 후보들은 결선 투표를 가정해 '의원 표 늘리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짚었다.
"고이즈미, 아소에 지원 부탁... 답변 못 들어"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와 아소 전 총리의 무게감도 덩달아 커졌다. 두 사람을 아군으로 만들면 의원 수십 명의 표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아소 전 총리는 50명 이상의 의원을 둔 '아소파'의 수장이고, 기시다 총리 역시 40명이 넘는 '옛 기시다파' 소속 의원을 움직일 힘을 쥐고 있다.
고이즈미 전 장관은 전날 도쿄 시내에서 아소 전 총리에게 면담을 요청해 지원을 부탁했다. 하지만 아소 전 총리는 뚜렷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소파 인사는 아사히신문에 "(아소 전 총리는) 다카이치와 노선이 비슷하다"며 다카이치 장관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시다 총리도 최근 의원들을 만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옛 기시다파 의원들과 만나 '고이즈미의 정책이 괜찮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며 "옛 기시다파 의원이 결집하면 결선 투표에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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