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입헌민주당 노다 대표 선출 경계
온건 보수 노다, 자민당 노선 일부 겹쳐
"우파보다 중도 가까운 인사를 총재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27일)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신임 대표 선출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총재 선거 이후 실시될 차기 총선에서 온건 보수 성향 노다 대표와 싸워 중도층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을 당 간판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 퍼지고 있다.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내부에서 '노다 대표를 경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입헌민주당은 전날 임시 당대회를 열어 노다를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자민당 입장에서 노다 대표는 민주당(현 입헌민주당) 정권 시절 총리까지 지낸 9선 출신 거물 정치인인 데다 자민당과 유사한 보수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노다 대표는 입헌민주당 내 대표적인 보수 인사로 꼽히며 실제 당내 보수파(가세이회)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자민당이 추진하려는 평화 헌법 개정(일본 자위대 헌법 명기 등)에도 찬성한다. 자민당과 정책 노선이 겹치는 만큼 자민당에 실망한 온건 보수나 중도층 표심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한 자민당 참의원은 아사히에 "노다 대표는 총선을 생각하면 당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당내에 경계심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민당 의원들이 노다 대표 선출 이후 차기 총선을 의식해 총재 선거 투표 방향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니혼테레비가 지난 20, 21일 자민당 당원·당우(후원단체 회원)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재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이시바 시게루 전 당 간사장과 극우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이 각각 31%, 28%로 나타났다. 초반 유력 후보였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은 다카이치 장관 지지율의 절반인 14%에 그쳤다.
하지만 자민당 한 중진 의원은 요미우리에 "새 총재는 우파보다 중도에 가까운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며 "(우파 인사가 총재가 되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장관 입장에선 좋지 않은 흐름이다.
또 당내에서는 노다 대표와 토론에서 맞설 수 있는 인사를 내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자민당 한 인사는 요미우리에 "노다 대표는 정치 경험이 풍부해 토론에 강하다"며 "차기 총리가 될 새 총재가 노다 대표와 토론에서 말이 막히거나 실언하면 바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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