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쿠팡맨 김수현씨 일상 화제
골목길이나 오르막길 걸어서 배송
"쿠팡맨 없으면 울릉도 안 돌아가"
오르막길이나 택배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골목길이 많은 울릉도에서 수백 개의 택배를 걸어서 배송하는 '쿠팡맨'(전자상거래기업 쿠팡의 배달 노동자)의 하루가 화제다.
'울릉도 쿠팡맨' 김수현(34)씨는 최근 유튜브 '갈 때까지 간 남자'에 출연했다. 이곳 태생인 김씨는 여객선을 통해 들어오는 택배를 받아 분류한 뒤, 도내 집집마다 배송하는 역할을 한다. 배가 들어오는 날은 보통 새벽 6시 30분쯤 출근해 오후 1, 2시쯤 퇴근한다. 기상 환경 등으로 배가 못 들어온 날 다음에는 600~700여 개에 이르는 택배를 당일배송해야 하므로 밤 10시에 배송이 끝나는 날도 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김씨는 "한 달 순수입은 보통 600만 원대 초반~후반"이라고 말했다.
육지 배송과 울릉도 배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차로 접근하기 어려워 무거운 물건을 직접 걸어서 운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씨는 "울릉도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데다 관광객들이 차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 (길에서) 깜빡이를 켜놓고 차를 세운 뒤 뛰어갔다 오는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손수레조차 접근할 수 없는 곳도 많다. 김씨는 "생수나 냉장고라 할지라도 로켓배송(익일배송)이면 다 (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로 갈 수 있는 곳도 운전이 쉽지 않다. 경사가 많고 기름값도 비싼 편이다. '운전이 힘들지 않냐'는 유튜버의 질문에 김씨는 "태어나서부터 울릉도에 있었다. 눈이 많이 올 때 빼고는 딱히 힘든 건 없다"고 말했다. '도로를 타는 게 아니라 산을 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이런 일이 다반사라, 그냥 도로라고 생각한다"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김씨는 울릉도에서 '울릉도 수현이', '동네 수현이'라고 불린다. 주민들은 땀을 흘리며 배송하는 김씨에게 "밥 먹고 가라"고 하거나,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기도 했다. 리어카를 빌려주거나, "울릉도에서 돈을 제일 잘 번다"면서 칭찬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다만 김씨는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하대하는 게 힘들다. 몸은 당연히 힘들고 힘든 만큼 버니까 상관없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김씨를 치켜세웠다. "전국에서 (배송이) 제일 힘든 곳이다. 이분은 월 1,000만 원은 줘야 한다", "15년 차 현직 배달 기사다. 저기는 자신 없다. 존경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김씨를 "울릉도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분", "수현이형 없으면 동네가 안 돌아간다", "울릉도 영웅"이라는 칭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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