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 직장 동료 살해한 스리랑카인... 대법, 징역 12년 확정

"우발적으로 찌른 것" 주장
1·2심 "살인의 고의 인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함께 살던 같은 국적의 직장 동료를 살해한 스리랑카인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스리랑카 국적의 A(35)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

전남 영암군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12월 같은 국적의 B씨와 크게 다퉜다. 시비 중 B씨에게 머리를 가격당한 A씨는 격분해 흉기로 B씨의 가슴을 찔러 사망하게 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직전에 피해자에게 칼을 보이며 '찔러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고 직후 실제로 찔러 사망케 했다"면서 "(이는) 이 사건 범행이 살인의 고의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는 정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칼을 빼앗으려는 피해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찌르게 된 것일 뿐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며 항소했다. 2심 역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2년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흉기로 피해자를 겨눈 것은 경우에 따라 생명의 상실을 야기할 수 있는 흉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