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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염정아·조인성, '베테랑2' 출연할 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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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염정아·조인성, '베테랑2' 출연할 뻔" [인터뷰]

입력
2024.09.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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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
닮은 듯 다른 서도철·박선우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CJ ENM 제공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어?

'베테랑2' 서도철

류승완 감독이 박진감 넘치면서 묵직한 메시지까지 던지는 '베테랑2'로 돌아왔다. 2015년 개봉한 '베테랑' 이후 '베테랑2'를 선보이기까지 그는 '모가디슈' '밀수' 등 굵직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났다. 재밌는 점은 '밀수'의 염정아와 조인성이 '베테랑2'에 등장할 뻔했다는 사실이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테랑2'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범죄수사극이다.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CJ ENM 제공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2'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CJ ENM 제공

'베테랑2'의 중심에는 빌런 해치가 있다. 해치는 사람들에게 악으로 여겨지는 이를 살해하며 대중의 분노를 해소해 주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를 정의로운 인물로 바라볼 수는 없다. 사실 해치는 진실에는 큰 관심이 없다. 실제 죄가 있든 없든 악인으로 알려져 있기만 하다면 국민을 대신해 복수에 나선다. 류 감독은 "인과관계가 없는 사건 사고가 무섭다. 시청역 사건도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관계가 없다. 싱크홀 때문에 사람이 잘못되거나 주차장에서 갑자기 불이 나는 경우도 있다. 잘못을 해서 피해를 입는 게 아니다. 난 해치라는 인물이 그런 존재이길 바랐다"고 했다.

류 감독은 해치의 사연을 더욱 깊게 다루는 시나리오도 생각했으나 서도철에게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포기했다. 서도철의 성장을 조명하고 싶었단다. 류 감독이 바라본 서도철과 해치는 닮은 듯 다른 인물이다. "서도철과 박선우가 (서로를 보며) MBTI가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터널 신에서 박선우가 서도철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지 않나. 그 말을 들으면 서도철이 해치여도 문제가 없다. 서도철 역시 어떤 계기가 있었다면 해치처럼 됐을 가능성이 있다. 주변 인물들과 몇 개의 선택이 가져다 준 여파로 지금의 서도철이 됐다. 이들의 출발에 아주 미세한 간격이 있었지만 시간의 틈이 쌓이며 간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치는 자신의 행위를 즐긴다. 나르시시즘이 있고, 관심을 바란다. 류 감독은 "해치는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며 즐겼을 거다. 그러나 지킬 게 존재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있다. 도철에게는 지켜야 할 일상이 있고 해치는 없다. 그게 결정적 차이다"라고 말했다. 박선우가 서도철이 주변인물들과 형성하고 있는 깊은 유대관계를 간과했다는 점 또한 언급했다.

작품은 주부도박단 사건으로 유쾌하게 시작한다. 류 감독은 '베테랑2'에 이스터에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테이블에 있는, 도박하는 사람들이 '밀수'의 해너들이다. 밀수해서 돈을 벌어 도박을 하는 거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 촬영을 할 때 (염)정아씨도 왔다. 그리고 조인성씨가 돈 세는 직원 역할의 카메오를 하려 했다. 그런데 '앞에서 그 정도의 거물들이 출연해 버리면 위험하겠다' 싶었다. 에피타이저로 입맛을 높여놓을 것 같더라. 정아씨는 모니터를 보며 응원만 하고 가셨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이 과거를 회상했다. CJ ENM 제공

류승완 감독이 과거를 회상했다. CJ ENM 제공

'베테랑2'에는 사회를 보는 류 감독의 비판적인 시각도 담겨 있다. 작품에는 사이버렉카가 등장한다. 류 감독은 "나는 이제 내가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게 어렵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해석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짜 뉴스를 언급하며 "내 동생(류승범)의 결혼 관련 얘기를 할 때 엉뚱한 사람의 사진을 갖다 쓰며 배우자라고 하더라. 우리 할머니가 '잘생긴 애가 감독하고 못생긴 애가 배우한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말도 안 된다. 우리가 데뷔하기 전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작품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류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듣길 원할까. 그는 박스오피스 기록이 최종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의 응원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금 더 다른 것을 해보려고 했구나" "찍은 걸 보니 정성이 가득하네" 등의 말을 듣길 꿈꾸며 '베테랑2'를 준비했다는 류 감독의 이야기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베테랑2'는 지난 13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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