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다국적 훈련 병력 동시 파견
중국 남부사령관 하와이행 눈길
미국과 중국이 남미 브라질에서 열리는 다국적 합동 군사 훈련에 동시 참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에선 내주 미중 사령관급 회동이 예고되는 등 대치를 거듭해 온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이 이완되는 양상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이날 브라질에서 시작된 '2024 포모사 훈련'에 병력을 파견했다고 브라질 해군이 10일 발표했다. 브라질 해군은 "올해 포모사 훈련에는 두 강대국이 우호국으로 구성된 전력의 일부로 참가한다"며 "두 나라 동시 참가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1988년 시작된 포모사 훈련은 브라질이 초청한 우호국 전력이 참가하는 남미 지역의 대표적 다국적 훈련이다. 미국의 참가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참여한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병력을 보냈다. 이번 훈련에선 미국 해병대 50여 명, 중국 해군 병력 30여 명이 17일까지 브라질군 주도로 이뤄지는 해안 방어 훈련에 참가한다.
미중 병력의 군사 훈련 동시 참여는 2016년 열린 환태평양(Rimpac·림팩)훈련이 마지막이다. 미국은 자국 주도로 하와이 근해에서 2년마다 열리는 림팩 훈련에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중국을 초청했지만,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됐던 2018년부터 중국을 배제했다.
8년 만에 브라질에서 재회한 양국 병력이 실제 함께 기동 훈련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 언론 유라시안타임스는 "양국이 '관계 안정'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 이번 훈련이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은 최근 군사 채널도 확대·격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야난 남부전구사령원(사령관)이 내주 하와이를 찾아 새뮤얼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주최하는 방위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지난달 말 중국 방문을 통해 양국은 미중관계 안정화 차원에서 상시적 군사 채널을 사령관으로 격상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미중 최고위급 군사 책임자 회동이 예고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중국 전문가 보니 글레이저는 FT에 "우 사령원의 하와이 방문은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양국 군 사령관 간 대화 채널 구축을 밀어붙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은 12~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연례 다자안보회의 '샹산포럼'에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를 대표로 파견했다. 지난해 실무자급을 보냈던 데 비해 대표단 급을 높인 것으로, 미중 군사 대화를 강화하자는 신호 발신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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