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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철교 무너지고 산사태까지… 최악 태풍 '야기'에 150명 이상 사망·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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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철교 무너지고 산사태까지… 최악 태풍 '야기'에 150명 이상 사망·실종

입력
2024.09.10 14:28
수정
2024.09.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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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2대 강물에 추락… 최소 13명 실종
LG전자 생산 법인 침수 등 산업계도 피해
북부 지역 폭우 예고, 추가 피해 이어질 듯

9일 베트남 북부 랑선성 짱딘구의 마을이 태풍 '야기'가 불러온 폭우로 인해 잠겨 있다. 짱딘=AFP 연합뉴스

9일 베트남 북부 랑선성 짱딘구의 마을이 태풍 '야기'가 불러온 폭우로 인해 잠겨 있다. 짱딘=AFP 연합뉴스

올해 아시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꼽히는 ‘야기’가 베트남을 강타한 이후 현지에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태풍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홍수와 산사태가 뒤따르면서 위험이 연일 배가되는 양상이다. 한국 기업 공장을 비롯한 현지 산업계에도 상흔을 남겼다.

태풍으로 최소 800명 부상

베트남 관영 VTV 방송은 지난 7일 태풍 야기가 북부에 상륙한 이후 10일 낮까지 베트남에서 87명이 사망하고 70명이 실종됐다고 10일 집계했다. 부상자는 800명이 넘는다.

야기는 지난 30년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으로 꼽힌다. 최고 시속 166㎞로 꽝닌성과 하이퐁 등 주요 지역을 강타한 이후 9일부터 다소 힘이 꺾였지만, 태풍 여파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희생자가 급증했다.



9일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112㎞ 떨어진 푸토성에서는 북부 최대 강 홍강을 지나는 375m 길이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 차량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소방 당국이 현장에서 3명을 구조했지만 최소 13명이 실종 상태다.

현장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다리가 무너진 순간 앞서 달리던 트럭이 강 아래로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 뒤를 따라가던 오토바이는 급제동하면서 가까스로 추락을 모면했다.

300여 명의 군경이 동원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강물 수위가 높은 데다 유속까지 빨라 난항을 겪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설명했다. 같은 날 북부 까오방성에서도 승객 20명을 태운 버스가 급류에 휩쓸려 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실종됐다.

태풍 '야기'가 베트남을 덮친 8일 세계유산 할롱베이가 위치한 꽝닌성 할롱 지역의 건물이 무너져 내려있다. 할롱=AFP 연합뉴스

태풍 '야기'가 베트남을 덮친 8일 세계유산 할롱베이가 위치한 꽝닌성 할롱 지역의 건물이 무너져 내려있다. 할롱=AFP 연합뉴스


LG공장 등 기업 100여 곳 피해

산업계에도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역력하다. 베트남 당국 초기 집계 결과 100곳 가까운 기업이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기가 가장 먼저 상륙했던 북부 최대 수출항 하이퐁은 사업체 수십 곳이 조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멈춰 섰다.

강풍에 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 내 협력사 건물 지붕이 일부 무너지고 냉장고·세탁기 창고가 침수됐다. LG전자 측은 “10일 일부 생산을 재개했고, 사업장 점검과 정비를 통해 조속한 피해 복구와 재가동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LG전자 측은 전했다.

9일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의 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이 태풍 '야기'가 몰고 온 강풍으로 일부 무너져 내렸다. 하이퐁=로이터 연합뉴스

9일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의 LG전자 베트남 생산법인이 태풍 '야기'가 몰고 온 강풍으로 일부 무너져 내렸다. 하이퐁=로이터 연합뉴스

주베트남 한국 대사관과 현지 한인회, 한국상공인연합회(KOCHAM·코참) 등 한인 단체들은 교민과 기업의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최영삼 주베트남 대사는 9일 하이퐁시를 긴급 방문해 LG 계열사와 평화정공·LS메탈·SEM마이크로 등 한국 기업들의 건물 파손·침수 등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하이퐁 공단과 베트남전력공사 등에 신속하고 안전한 전력 공급 재개 등을 요청했다.

당분간은 추가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지 기상 당국은 11일까지 북부 지역에서 200~400㎜의 폭우가 이어지고, 17개성에서 ‘심각한 수준’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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