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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신경·정신과적 질병에도 병가 사용 허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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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신경·정신과적 질병에도 병가 사용 허가해야"

입력
2024.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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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 제한은 건강권·휴식권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로고. 인권위 홈페이지

국가인권위원회 로고. 인권위 홈페이지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는 질병에만 병가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가령 신경·정신과적 질환도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병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인권위는 지난달 26일 전북 지역의 A공공기관 원장에게 병가 사용과 관련해 소속 직원들의 건강권 및 휴식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신경·정신과적 질병을 앓고 있던 공공기관 소속 직원 B씨는 병가 사용이 인정되지 않아 건강권이 침해된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A공공기관이 사내 게시판에 병가 사용 요건을 △입원 또는 수술이 필요한 부상 및 질병 △법정 감염병 및 그에 준하는 질병으로 출근이 불가능한 경우로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A공공기관은 직무를 수행하다 다친 경우에만 병가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감기, 몸살 등의 일상적 질병은 개인 연차 또는 체력단련 휴가를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A공공기관은 병가 사용을 오남용할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기관 전체의 업무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기에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또 B씨의 신경·정신과적 질환은 출근이 불가능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라서 개인 연차 등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인권위는 건강 상태, 질병이나 부상의 내용, 치료 경과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병가를 사용할 만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병가를 사용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봤다.

인권위는 "현대 사회에서 직장과 일상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중요하다"며 "조직은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업무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신체·정신적으로 직원들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건강은 삶의 질과 행복추구권 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건강할 때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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