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리뷰단 모집하며 "손동작 주의"
"엄지·검지 안 쓰고 어떻게 뜯냐" 비판
과거 여성혐오적 광고·퍼포먼스 재조명
서울우유가 그릭요거트 제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들에게 특정 손 모양을 금지해 논란에 휩싸였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 3일부터 그릭요거트 홍보를 위한 블로그 리뷰단을 모집하며 제품 효능을 과장하거나 타사 제품과 비교하지 말라는 등의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회사는 그러면서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 주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은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집게 손 모양을 뜻한다.
집게손이 남성 비하 목적의 손동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손동작이 포함된 홍보물을 만든 기업들은 곤욕을 치러왔다. 편의점 GS25와 르노코리아, 빙그레, 무신사 등 수많은 회사가 논란에 휩싸였고, 일부는 공개 사과한 뒤 담당 직원을 징계했다. 기업들의 이러한 대처에 "일상적인 손동작을 향한 마녀사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우유의 '손동작 주의'는 이런 논란을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엄지와 검지를 안 쓰고 뚜껑을 어떻게 뜯냐", "요거트 먹을 때에도 그렇게까지 조심을 해야 하냐", "황당한 주장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갑론을박이 이뤄지면서 전날 엑스(X)에선 '서울우유'가 실시간 트렌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서울우유 측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기업들에서 워낙 이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보니 예방하기 위해 유료 광고단에게 주의시킨 것"이라며 "특정 성별을 겨냥해서 안내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탐험가가 몰래 '젖소 사람' 촬영하는 광고
이와 함께 서울우유의 과거 여성혐오 논란들도 재조명됐다. 서울우유는 2021년 젖소로 변하는 사람을 남성 탐험가가 몰래 촬영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가 국내외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성 모델도 광고에 출연했지만, 여성 모델의 클로즈업 장면이 부각됐다.
당시 영국 BBC는 "광고가 성차별주의와 젠더 감수성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일으켰다"고 소개했고, 미국 CNN도 "최근 한국에 퍼진 '몰카' 범죄를 정당화하는 광고"라는 한국 누리꾼 반응을 인용했다. 이후 서울우유는 "불편을 느끼셨을 모든 소비자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온라인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서울우유는 2003년 '먹어도 되고 몸에 발라도 되는 요구르트'를 홍보하기 위해 여성 누드 모델의 몸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지탄받기도 했다. 당시 홍보를 기획한 직원은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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