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허가 면제 대상서 빠졌지만
신청 시 승인키로... 영향 없을 듯
칩 회로기판 위에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과 첨단 반도체 칩 제조 관련 기술들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 사실상 중국 등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겨냥한 조치다. 한국은 이번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예외국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수출 허가 신청 시 미국이 승인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국 기업들이 받게 될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5일(현지시간) 양자컴퓨팅 등 신흥 기술을 수출 통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키는 내용의 임시 최종 규칙(IFR)을 발표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장비, 부품, 재료, 소프트웨어 등을 일컫는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고전 역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양자 현상을 이용해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로, 현재 상용화된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성능을 내는 '꿈의 컴퓨터'다.
BIS는 이와 함께 첨단 칩 생산에 필수적인 도구 및 기계, 고성능 반도체에 쓰일 수 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도 수출 통제한다고 밝혔다. 금속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도 통제 목록에 포함됐다.
앨런 에스테베스 산업안보차관은 "양자와 기타 첨단기술에 대한 우리의 수출 통제를 함께 맞추면 우리의 적들이 이런 기술을 개발·도입해 우리의 집단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상당히 더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중국 등을 겨냥한 기존 수출 통제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은 특히 이번 수출 통제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사 입장국'들과 협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경우 정부 허가 없이도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BIS는 새로 지정한 24개 통제 품목별로 수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국가를 이날 함께 발표했다. 가령 3D 프린팅 장비는 이탈리아와 영국에 대해서는 정부 허가가 면제된다.
한국의 경우 허가 면제 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이 면제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사한 수출 통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한국 등에도 자국의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을 압박해왔다.
다만 미국 정부에 수출 허가를 신청하면 승인을 해주겠다는 국가에는 한국이 포함됐다. 허가를 원칙으로 한다는 의미라, 이번 통제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도 6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의 경우 승인 추정 원칙이 적용되므로 우리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바세나르체제 회원국의 경우 허가 신청에 대해 '승인 추정'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1996년 출범한 바세나르체제는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 통제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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