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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리스 외교안보 참모 많이 가르쳐야”…도 넘은 김태효

입력
2024.09.05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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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생소하다면서 “제가 이분들을 상대했을 때 많이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3일 세종연구소에서 ‘미국 대선과 한국 외교안보전략’을 주제로 한 세종열린포럼 강연 자리에서다. 11월 미 대선 향방이 혼란스럽고, 우리에게 미칠 영향도 큰 상황에서 외교안보 실세로 알려진 공직자가 공개석상에서 함부로 할 평가인가.

그는 이 자리에서 미 대선 후보 판세, 전략, 참모, 한국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으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적지 않다. 필립 고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 김 차장이 거론한 민주당 집권 시 백악관, 국무부 고위직 후보들 경륜에 대해 얼마나 해박한지 알 수 없으나, 설사 그렇다 해도 해선 안 될 말이다. 심지어 “기존 베테랑들을 밖에서 수혈해 중량감 있는 멤버들이 콤비네이션 돼야 우리도 동맹을 상대하기 편해지겠다”며 도를 넘는 발언도 이어 갔다.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필립 고든이 백악관 외교안보 참모를 맡는다면 카운터파트인 김 차장을 마주하고 싶을지 의문일 만큼 불쾌한 월권, 오만으로 여길 것이다. “트럼프의 쇼맨십” 등 미 대통령으로 상대할지 모를 후보들에 대한 거친 표현도 그렇다. 김 차장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 우리의 기회 요인으로 “분쟁지역에 대한 안보 불안이 커져 여러 각지에 방산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후보 수락연설에서 “현대사에서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 “재임 동안 유럽과 중동에 평화가 있었다”고 자랑했던 트럼프가 들었다면 벌컥 화를 낼 일이다.

미묘한 시기에 섣부른 평가도 그렇거니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거 공개석상에서의 정부 당국자 발언을 문제 삼아 미 정부가 항의성 진위 파악을 한 사례가 없지 않다.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등 거듭 논란을 빚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 차장은 일국의 외교안보를 책임진 공직자 자질을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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