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중구 대중교통지구서 개최
"안전하고 평화로운 인권축제 장으로"
올해 16회째를 맞는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이달 28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다. 그러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로를 막고 집회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축제 진행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대구시와 조직위, 경찰 등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퀴어축제 진행을 놓고 충돌한 바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3일 대구 중구 옛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선포한다"며 "이번 축제는 평등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을 환대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 측은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언제나 평화와 안전을 지향해왔다"면서 "올해 축제도 지역의 대표 인권축제 장으로써 자긍심 넘치는 퍼레이드가 되도록 국가기관은 의무와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 시장은 전날 열린 간부회의에서 "퀴어축제는 위법"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홍 시장은 "올해 퀴어축제 역시 집시법 제12조에 따른 집회 제한구역에서 도로를 차단하고 개최한다면 위법"이라며 "위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과 협의해 미리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대해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쟁점이 됐던 도로 점유에 관한 문제는 법원에서 명확하게 판결이 났다"며 "홍 시장은 더 이상 공무원들을 현장에 동원시키는 일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조직위가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무대를 설치하려다 대구시가 이를 막으면서 축제는 파행됐다. 대구시는 당시 조직위 측 차량이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해 저지했고 경찰은 "정상 집회"라며 차량 진입을 허용해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법원은 조직위가 위법한 행정대집행과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홍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낸 4,000만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에게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구시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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