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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탈출 물꼬 트나'... 8월 물가 상승률, 41개월 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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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탈출 물꼬 트나'... 8월 물가 상승률, 41개월 만 최저

입력
2024.09.03 12:00
수정
2024.09.03 16:5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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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과일 출시로 '金과일' 상승률↓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도 떨어져
정부 "2%대 물가 안정 목표 도달"
금리인하 여건… 부동산·부채 변수

2024년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시각물=박구원 기자

2024년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시각물=박구원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로 둔화하며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정부는 올해 2%대 물가 안정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상승 부담은 여전하나 금리인하 조건에도 가까워진 셈이다. 물가 둔화가 위축된 소비 등에서 비롯된 내수 부진을 벗어날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 상승했다. 전월(2.6%)보다 0.6%포인트 떨어진 상승률로, 2021년 3월(1.9%) 이래 41개월 만의 최저치다. 정부는 앞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설정한 올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2.6%)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데에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던 신선식품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줄어 지난달 3.2%로 집계됐다. 이 중 신선채소(-1.7%)와 신선어개(생선과 조개·-0.1%)는 하락했고, 신선과실(9.6%)은 아직 높지만 전월(21.3%)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상승폭이 전월 5.5% 수준에서 2.4%로 줄어든 덕이다. 폭염으로 전월 대비 채소류(16.3%)는 올랐지만, 고물가를 견인하던 과일류(-0.7%) 값이 떨어진 여파가 크다. 햇과일 출시에 배(120.3%), 사과(17%) 등 전년비 상승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기저효과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8.4% 뛰었던 석유류 물가도 0.1%로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보였다.

8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와 가계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모두 전년에 비해 2.1% 올랐다. 각각 33개월, 13개월 만의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상 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소비자물가는 2% 초반으로 안정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둔화한 물가가 부진한 내수에 물꼬를 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가가 떨어지면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높은 가격에 그간 저조했던 소비가 진작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내수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꼽는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그동안 고물가로 국민 고통이 컸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물가 안정이란 첫 번째 요건을 달성해도 금융 안정이 변수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는 만큼, 면밀히 점검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이유지 기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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