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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잇따르는 국제 방산 전시회... 기업들, 국가별 맞춤 무기로 수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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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잇따르는 국제 방산 전시회... 기업들, 국가별 맞춤 무기로 수주 총력전

입력
2024.09.02 16:05
수정
2024.09.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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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영향력 큰 고위급 인사들 만날 절호의 기회
한화, 폴란드 MSPO에 ‘장보고-III’ 모형 전면배치
현대로템,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 선보여
KAI "폴란드는 전투기·헬기 유럽 시장 진출 거점"

오는 3~6일 폴란드 중남부 도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마련되는 한화그룹 전시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오는 3~6일 폴란드 중남부 도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마련되는 한화그룹 전시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국내 방산업계가 이달 잇따라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여해 수주 총력전에 나선다. 해외 방산 전시회는 매년 9~10월 사이에 집중돼 열리는데, 방산업계는 이를 수주 결정에 영향력을 가진 각국 고위급 정부 인사들에게 직접 회사를 알리는 중요한 기회로 활용해왔다. 올해는 첨단 신기술과 함께 각국 수요에 따른 맞춤형 국산 무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그룹, 폴란드 해군 잠수함 수주에 집중

한화그룹은 3일부터 6일까지 폴란드 중남부 도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여한다고 2일 밝혔다. 1993년 시작된 MSPO는 폴란드 최대 육ㆍ해ㆍ공 통합 방산 전시회로, 프랑스 파리 '유로사토리(Eurosatory)', 영국 런던 '방산 전시회(DSEI)’와 함께 유럽 3대 방산 전시행사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을 거느린 한화그룹은 이번 MSPO에서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해군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오르카는 폴란드 해군이 운용할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22억5,000만 유로(약 3조3,500억 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MSPO에 한화오션이 개발한 ‘장보고-III(KSS-III ) 배치(Batch)2' 잠수함 모형을 중심으로, 장보고-III에 탑재된 한화시스템의 잠수함 전투체계(CMS)를 전면에 선보인다. 장보고-Ⅲ에는 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수직 발사대가 장착된 건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탑재돼 최대 3주간 잠항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잠수함의 유지ㆍ보수ㆍ정비(MRO) 기술을 현지 업체들에 이전하는 ‘MRO 현지화’도 검토하는 걸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의 4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의 4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현대로템 제공

러시아 발틱함대 본거지인 칼리닌그라드 지역과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맞서 대규모 병력 증강 없이도 대응이 가능한 무인체계를 갖추려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에 맞춰 다목적 무인차량(UGV)인 ‘아리온스멧’을, 현대로템도 UGV인 ‘HR-셰르파’를 선보인다. UGV는 원격·자율 운행이 가능해 병사 대신 △수색과 정찰 △근접 전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HR-셰르파는 2021년 시제 차량 2대가 군에 시범 납품되면서 성능이 검증됐다고 현대로템은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MSPO를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KAI는 올해 하반기 양산에 착수하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 차세대 주력 기종을 전시한다. KAI 관계자는 “폴란드는 유럽 시장으로 넘어가는 거점 국가”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신규 수요를 발굴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주 유마에 있는 육군 성능평가 시험장(YPG)에서 K9 자주포로 미국산 탄약을 쏘는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주 유마에 있는 육군 성능평가 시험장(YPG)에서 K9 자주포로 미국산 탄약을 쏘는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HD현대중-한화오션, 필리핀 함정 수주 경쟁

이달 25~2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ADAS(Asian Defense & Security)’에선 필리핀의 잠수함ㆍ함정 구축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열띤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ADAS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국방 및 보안 부문 전시회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50개국 20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태평양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인 필리핀은 특히 해군력 증강에 관심이 많다. 중국과 군사적 갈등이 심화하자 현재 3조 원 규모의 해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ADAS에서 성능 개량된 호위함 2, 3종과 중국과 충돌을 대비하는 원해경비함 5종, 잠수함 등을 전시하고, 한화오션은 MSPO에서 전면에 내세웠던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 모형을 ADAS에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함대함 미사일 ‘해성’을 ADAS에 전시한다. 앞서 2021년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필리핀에 인도한 유도미사일 호위함인 '호세리잘함(FF-150)'의 함대함 미사일에 LIG넥스원의 해성이 탑재됐다.

이밖에 이달 11~13일에는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지상 방산 최대 규모 전시회인 ‘랜드 포스(Land Forces)’가, 다음 달 14~16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육군협회 방산 전시회(AUSA)’가 열린다. AUSA에선 한화에어로가 미군 포병 사업에 맞춰 K9 자주포와 장갑차 등을 전시한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주 유마에 있는 육군 성능평가 시험장(YPG)에서 K9 자주포로 미국산 탄약(정밀유도 포탄인 ‘엑스칼리버’)을 쏘는 실사격 훈련에 성공, 미 육군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의 수출국이 늘면서 해외 전시회 참여도 늘고 있다”라며 “세계 시장에서 K방산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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