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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안주고 사망보험금만 챙긴 엄마…법원 “1억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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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안주고 사망보험금만 챙긴 엄마…법원 “1억 지급하라”

입력
2024.08.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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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14년 간 두 자녀 돌보지 않아
자녀 교통사고로 숨지자 보험금 챙겨
화난 친부, 공단 도움으로 양육비 청구
1심서 감액 됐으나 항고심서 1억으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두 자녀를 두고 이혼해 14년간 양육하지 않다가 한 자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보험금을 챙긴 친모에게 과거 양육비로 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제1가사부는 두 자녀의 친부 A씨가 친모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양육비 청구 소송 항고심에서 “B씨는 A씨에게 과거 양육비로 1억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2년 결혼해 5년 뒤 이혼했다. 당시 5세와 3세 자녀를 둔 부부는 협의이혼 과정에서 A씨를 두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A씨는 이혼 후 자녀 양육을 위해 택배, 일용직, 화물차 운전기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하지만 B씨는 자녀들과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 경제적인 지원도 하지 않는 등 양육을 전혀 분담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둘째 자녀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A씨는 교통사고 가해자측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기에 앞서 B씨에게 연락했고, 법정상속분 중 일부만 가져가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B씨는 법정상속인으로 수령할 수 있는 8,670만 원의 보험금을 모두 챙겼다.

화가 난 A씨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B씨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법정에서 협의이혼 때 A씨 부모가 자녀들을 양육하고 A씨가 양육비를 부담하기로 한 점과 A씨가 이 사건 이전까지는 양육비를 한 번도 요구하지 않은 점을 들어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녀들을 양육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부족해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양육비를 일시에 청구하면 경제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과거 양육비를 6,5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A씨와 공단은 B씨가 이미 고액의 보험금을 챙긴 데다 추가로 고액의 보험금을 수령할 예정이어서, 감액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항고를 제기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B씨가 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을 지급 받고 또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예정임을 고려해 과거 양육비를 1억 원으로 정했다”며 “B씨가 꾸준히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법률구조공단 김수연 변호사는 “이번 사례는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외면한 채 상속인의 권리만 내세우고 사망보험을 챙긴 얌체 부모에게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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