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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며 M&A 발표한 임종룡... 금융당국 승인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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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며 M&A 발표한 임종룡... 금융당국 승인이 관건

입력
2024.08.29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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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인수 결의... 1조5500억 규모
'친인척 부당대출' 자회사 편입 인가 변수로
임종룡 회장 재차 사과 "조치 절차 따를 것"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동시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10년 만의 보험업 재진출이다. 다만,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28일 이사회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결의하고, 두 생보사의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동양생명 1조2,840억 원(지분 75.34%), ABL생명 2,654억 원(100%)으로 총 1조5,493억 원 규모다. 앞서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인수가로 1조9,000억 원을 언급했는데 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았던 우리금융은 올해 5월부터 다자보험 측과 본격적인 인수 협의를 진행했다. 6월 업무협약(MOU)으로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한 뒤 두 달간 실사 과정을 거쳐 거래 조건을 협상했다는 설명이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 보험료 기준 6위의 대형사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33조 원, ABL생명의 총자산은 17조 원으로 인수에 성공하면 우리금융은 단숨에 자산 50조 원대의 생보사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킬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동양생명과 ABL생명까지 우리금융 자회사로 최종 편입되면 금융 계열사 간 연계 영업이 활성화하고, 무엇보다 비은행 부문 수익 규모가 확대돼 그간 90% 안팎에 달했던 은행 의존도를 완화할 것으로 우리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 의지와 별개로 최종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경영진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사안을 미리 인지하고도 감독당국에 제때 보고하지 않은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5일 방송 인터뷰에서 "법상 보고해야 하는 내용이 제때 보고가 안 된 건 명확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법률상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 검사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도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과정에서도 이번 사태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지주법상 금융지주사는 보험·카드·증권 등 업종을 인수할 때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로 편입되는 회사와 인수하는 지주사의 경영평가등급, 자본비율 영향, 사업계획 등을 심사하는데, 금융위가 승인에 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돼 있어 당국 재량권이 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종 인수까지 당국 승인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심사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두 번째 사과 메시지를 내며 몸을 낮췄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긴급경영회의를 열어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한 부당대출로 국민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실례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감원 조사 혹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

강유빈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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