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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든 인생샷이 뭐라고”… 목숨 건 다이빙·물놀이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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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든 인생샷이 뭐라고”… 목숨 건 다이빙·물놀이 ‘눈살’

입력
2024.08.22 16:00
수정
2024.08.22 16: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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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포구 ‘인생샷’ 명소로 유명세
안전요원 없는 등 사고 위험 커
태풍에 스노클링 등 무모한 행동도

21일 오후 제주 제주시 용담포구에서 피서객들이 다이빙을 하는 등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영헌 기자

21일 오후 제주 제주시 용담포구에서 피서객들이 다이빙을 하는 등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영헌 기자

태풍이 지나간 뒤 무더웠던 21일 오후 제주 제주시 용담포구.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10대 청소년이 5m가 넘는 방파제 위에서 망설임 없이 바닷속으로 뛰어내렸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사라졌다가 다시 머리를 물 위로 내민 후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옆에 있던 20대 관광객도 질세라 몸을 던져 머리부터 입수했다. 다른 지인은 다이빙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물속에서 나온 이들은 방파제 벽에 어선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커다란 타이어를 사다리 삼아 다시 방파제로 기어올라왔다. 그리고는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주민들은 "저러다 사고 난다"며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근 제주에서는 위험천만한 ‘포구 수영’을 즐기는 피서객이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다이빙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인생샷’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위험한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 온라인상엔 도내 포구들을 ‘다이빙 스폿’이라고 소개하는 글도 많다.

안전을 도외시한 항·포구 물놀이는 사고로 이어진다. 올여름만 해도 도내 포구나 해변 등에서 다이빙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지정 해수욕장과 달리 포구에는 안전관리요원이 없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또, 선박들이 수시로 입‧출항해 충돌사고 위험도 크고, 오르내릴 계단이 없어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파제도 높고 미끄러워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골칫거리가 된 피서객들의 항·포구 다이빙을 제지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관련 법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다. ‘어촌·어항법’ 제45조(금지행위)는 도내 어촌정주어항이나 소규모 어항에서는 어항의 사용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어항의 사용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에 ‘수영’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계도 외의 조치는 할 수 없다고 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내 상당수 포구에 물놀이나 다이빙을 금지하는 안내문들이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라며 “현행법상 포구에서 ‘수영’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제주시는 지정 해수욕장 외 연안 물놀이 명소에 안전요원을 긴급배치했다. 제주도는 연안 물놀이 구역 등에서 다이빙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된 제주 제주시 한경면 '생이기정' 해안에서 몰래 야영을 하던 4명(원 안)이 해경에 적발됐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지난해 2월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된 제주 제주시 한경면 '생이기정' 해안에서 몰래 야영을 하던 4명(원 안)이 해경에 적발됐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다이빙 외에도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위험한 물놀이를 즐기다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는 더 있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던 20일 제주 해상에서 스노클링 하던 중 물에 빠진 20대가 구조됐다. 같은 날 도내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서핑 수업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해안 대피 명령을 발령했었다.

제주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인생사진명소’, ‘비밀스폿’ 등은 대부분 안전관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위험하다”며 “자칫 무모한 행동 하나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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