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며 의료공백이 이어진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 앰블런스가 서 있다. 연합뉴스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응급실을 찾지 못한 채 헤매다가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 31분쯤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서 40대 산모 A씨가 분만 진통이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10분 만에 도착한 구급대는 곧바로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인근 지역에서 물색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전공의 이탈에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병가 등으로 빠지는 바람에 14일 오후 2시부터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1분 간격으로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등 출산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병원을 찾는 사이 A씨의 양수가 터지기도 했다.
결국 구급대원들은 구급차를 거리에 세우고 응급 분만에 들어가 아이를 무사히 받아냈다. 신고 접수 1시간 20분 만이었다.
이후 구급대는 119 상황실의 안내를 받아 약 80㎞ 떨어진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산모와 아이를 이송했다. 다행히 아기와 엄마는 모두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산부인과가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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