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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항 지진 수사 7년 만에 마무리...5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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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항 지진 수사 7년 만에 마무리...5명 기소

입력
2024.08.19 12:55
수정
2024.08.19 14:06
0 0

전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규모 3.1 지진 때 지진 위험 알고도
지열 발전에 5배 더 많은 물 주입해
예산 부족하자 지진 감시 인력 안 둬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현장에 있던 시추기에 연구개발 사업 주관사인 넥스지오를 비롯해 사업에 참여했던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넥스지오 자회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의 상징마크와 이름이 적혀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현장에 있던 시추기에 연구개발 사업 주관사인 넥스지오를 비롯해 사업에 참여했던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넥스지오 자회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의 상징마크와 이름이 적혀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경북 포항지진과 관련해 검찰이 지진 발생 7년 만에 지열발전 사업자와 정부출연기관 등 3개 기관 관계자 5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19일 포항지진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한 5명은 포항지열발전 컨소시엄의 주관기관 대표와 이사,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책임자와 참여연구원, 컨소시엄 참여 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책임자다.

포항에서는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과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지진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80명의 포항시민이 다쳤으며 큰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진 원인을 놓고 진앙과 가까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서 추진하던 포항지열발전 사업이 지목되자, 전문가들로 연구단을 꾸려 조사에 들어갔다. 이어 2019년 3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연구사업 과정에서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으로 촉발된 지진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각종 고소와 고발이 이뤄졌고, 검찰은 2019년 12월 연구사업 전담·주관·참여기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수리자극과 포항지진 발생의 인과 관계에 대해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2019년 12월 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열발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2019년 12월 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열발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검찰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5명은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7개월 전인 2017년 4월 15일께 유발된 규모 3.1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미흡하게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규모 3.1 지진이 지하에 물을 주입해 파쇄하는 수리자극으로 유발된 지진으로 알고 있었지만, 주무부처 및 전담기관에는 불가항력적 자연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보고했다. 특히 5차 수리자극 주입량은 320톤으로 계획돼 있었으나 1,722톤을 주입하는 등 주입 한계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수리자극을 지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연구책임자들이 실시간으로 유발지진을 관측하고 분석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자 지진계 유지 및 관리와 분석 등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또 유발지진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관리 방안인 신호등체계를 수립해 지켜야 함에도 부실하게 수립하고 지키지 않은 것을 과실로 봤다.

다만 검찰은 연구사업의 주무부처 및 전담기관 담당자의 경우 컨소시엄 주관기관이 규모 3.1 지진 등이 자연지진인 것처럼 축소 보고한 내용을 믿은 것이 확인돼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연구사업 성공 평가만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여러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인재임을 규명했다"며 "피고인들이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공소 유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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