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탓, 재해 빈도·강도 커질 것
올여름 전국 해역에서 맹독성 노무입깃해파리 떼가 출현해 어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사람이 쏘였을 경우 호흡곤란과 쇼크 증상까지 유발해 주의가 필요하다. 기후 변화 탓에 해파리 떼 출현을 비롯해 고수온, 적조, 냉수대, 산소 부족 등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8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연안에서 발견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2015년 관찰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ha(1만㎡)당 108마리로 통상 20∼40마리가 출현하던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직경 1∼2m, 촉수를 포함한 전체 길이 5m 이상인 개체도 있으며, 최대 무게가 200㎏에 달한다. 이 해파리에게 쏘이면 부종, 발열, 근육마비, 호흡곤란,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노무라입깃해파리 떼 출현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과 중국의 집중호우와 관련이 있다. 올해 전국 해역의 수온은 평년보다 2∼3도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서해 함평만의 수온은 31도, 남해와 동해, 제주 연안도 30도 안팎으로 기록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동중국해에서 번식한 해파리들이 고수온 난류를 타고 북상하면서 국내 연안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조량 증가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노무라입깃해파리 급증은 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어선 그물에 해파리가 대량으로 걸려들어 어구가 파손돼 어획량이 급감하고, 해파리 독으로 인한 어부들의 부상도 속출하고 있다. 해수욕장에선 해파리 쏘임 사고도 빈발해 지난 6월부터 이달 5일까지 접수된 해파리 쏘임 사고 건수는 총 2,989건으로 집계됐다. 연간으로는 2021년 2434건, 2022년 2694건, 2023년 753건 등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양식업계에도 큰 피해를주고 있다. 고수온과 적조로 인해 집단 폐사한 양식어종의 수는 넙치 10만 마리, 조피볼락 16만 마리, 강도다리 21만 마리 등 총 50만 마리에 이른다.
실제로 서해안 천수만에는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6년 만에 관측됐다. 연안의 표층 수온이 주변 해역과 비교해 8도 안팎으로 낮은 냉수대 주의보는 동해 중부 연안에 발령된 상태다. 득량만과 전남 동부 남해 앞바다에 적조 주의보가, 전남 서부 앞바다, 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 거제 중부 앞바다 등에 적조 예비 특보가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제주 남서 방향 인근에서는 25psu 내외의 저염분수가 나타났다. 평년 여름철 제주 바다 염분농도는 30∼31psu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으면서 더위가 길어지고, 중국 내 집중 폭우 등이 해역에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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