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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아아' 배달하고 식염포도당 키트 제공...폭염에 대처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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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아아' 배달하고 식염포도당 키트 제공...폭염에 대처하는 기업들

입력
2024.08.15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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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에 산업현장 비상
이동식에어컨?냉각조끼·식염포도당도 지원

포스코퓨처엠 유병옥(왼쪽 첫 번째) 사장이 7일 경북 포항시 블루밸리산업단지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아이스커피를 전달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 유병옥(왼쪽 첫 번째) 사장이 7일 경북 포항시 블루밸리산업단지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아이스커피를 전달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제공


기록적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폭염과의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다. 오후 시간대 바깥 작업을 멈추게 하고 어쩔 수 없으면 실시간 원격 관리한다. 열사병 등으로 직원이 숨질 경우 회사 경영진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어느 해보다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이사가 작업 현장을 찾아 음료를 돌리는 등 기 살리기에 나선 회사도 있다.


유통업계 오후 시간대 야외 업무 중지

13일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13일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야외 작업이 많은 기업은 일찌감치 휴게 시간을 늘리거나 야외 작업을 중지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폭염 특보(폭염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5시 마트 내 주차 관리와 카트 정리 등을 금지하고 있다. 두 곳 모두 '폭염주의보(체감 기온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 단계 때는 시간당 10분, '폭염경보(체감 기온 35도 이상 2일 이상 지속)' 때는 시간당 15분을 휴식한다.

현대백화점은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오후 12~4시 사이 입출차나 옥외주차장 등에 근무자를 두지 않는다. 올해부터 보건 관리자가 야외 근무자의 건강 상태도 수시로 살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기준 폭염 때 '2시간 근무, 1시간 휴게' 대신 '1시간 근무, 1시간 휴게'로 근무 형태를 조정했다.

한국가스공사도 '폭염 단계별(관심, 주의, 경고, 위험) 작업 중지 지침'을 만들어 현장 체감 온도가 35도를 넘는 '경고' 이상인 경우에는 무더위 시간대(오후 2~5시) 옥외 작업이 정지된다. 현재 건설 중인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기지는 오후 2시부터 한 시간은 휴게 시간이다. LG전자 역시 폭염 기간 오후 2~5시를 피해 옥외 작업을 실시하는데 꼭 필요하면 서비스 센터 관리 감독자에게 알리고 관리자는 매니저 상태를 실시간 확인한다.



평소 인력 40% 충원...셀프 폭염 작업 중지 매뉴얼 만들기도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근로자들이 최근 회사 측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푸드트럭에서 아이스 커피를 받아든 뒤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근로자들이 최근 회사 측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푸드트럭에서 아이스 커피를 받아든 뒤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직원들이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권을 눈치 보지 않게 쓸 수 있게 구체적 기준을 만든 기업도 많다. KCC는 100여 개 창호 시공 현장에서 온열 스티커를 안전모에 붙이게 했다. 스티커는 온도에 따라 색깔이 주의, 경고, 위험 3단계로 바뀌어 옥외 작업 중지 판단에 도움을 준다.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KCC 본사 보건 관리자가 현장을 찾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6월 온열 질환에 따른 집배업무 정지 기준을 마련했다. 체감 온도가 38도를 넘으면 오후 2∼5시에는 이륜차 배달 업무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집배원 본인도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온열 질환 증상이 있으면 업무 정지권을 쓸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은 옥상·옥탑·도로 주변 작업의 경우 온도계 측정값에 3도를 더한 기준을 적용해 옥외 작업을 중지하거나 그늘 휴식을 하도록 한다.

폭염으로 인한 작업 중지에도 업무 생산성을 유지하려고 추가 인력을 투입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에어컨 수리 출장 서비스 인력을 평소보다 40% 이상 늘렸다. 기술 강사나 사무직 중 에어컨 수리가 가능한 직원을 현장에 보낸다. 폭염에 바깥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 2인 1조 투입을 위해 안전 보조 인력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야외에어컨·식염포도당... 달라진 폭염 지원 물품

포스코가 제철소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안전버스'. 한여름 근로자에게 휴게공간과 보랭장비 등을 제공한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제철소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안전버스'. 한여름 근로자에게 휴게공간과 보랭장비 등을 제공한다. 포스코 제공


기업들의 여름철 지원 물품도 달라지고 있다. 물과 음료수, 아이스 팩이 붙은 냉각 조끼, 쿨토시와 함께 식염포도당이 인기다. 땀 배출 후 전해질과 에너지원을 보충해 열사병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회사 대표가 현장에 가서 커피를 나누고 이동식 에어컨도 설치한다.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7일 경북 포항시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아이스커피와 간식을 직접 나눠줬다. 직원들과 럭키 드로우와 다트 게임을 함께한 뒤 여행상품권, 아이스크림 교환권 등 선물도 건네며 건강 관리도 당부했다. 포스코퓨처엠 경영진은 포항, 광양, 세종, 서울, 구미 등 전국 사업장을 돌며 현장 근로자를 응원하고 간식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는 에코프로는 공장 곳곳에 이동식 에어컨을 배치하고 휴식 공간에 이온음료, 아이스크림, 식염포도당, 폭염 응급 키트, 자동 혈압계 등을 갖췄다. 특히 900도가 넘는 고온 열처리를 통해 소재를 제조하는 소성로에는 공조기를 설치해 더위를 조금이라도 식힐 수 있게 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 작업 현장과 휴식 공간의 거리가 먼 경우 현장 인근에서 그늘과 쉼터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안전버스'를 운행 중이다. 빙수를 제공하는 푸드 트럭도 배치한다. 쉼터에는 아이스 박스를 둬 생수, 영양제, 식염포도당, 아이스팩 등 보랭 장구를 작업자에게 제공한다. 올해는 기존 7~9월이었던 온열질환 특별 강조 주간을 6~9월 중순으로 늘려 지정해 이 기간 휴식 시간을 늘리고 작업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자체 진료팀도 구성해 제철소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살핀다.

HD현대 조선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중공업·HD현대미포조선)는 31일까지 생산 부서 점심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옥외 작업장에서 이동식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작업장 곳곳에 냉수기와 제빙기를 두고, 식염포도당 등을 제공한다. 대한항공도 에어컨 설비를 갖춘 컨테이너 휴게 공간을 주기장 곳곳에 뒀다.

이커머스 업체도 비슷하다.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올해 120억 원을 투입해 시스템 에어컨을 물류센터 내 집중 근무 지역에 추가 설치했다. SSG닷컴은 쓱배송·새벽 배송기사에게 △쿨팩 △식염포도당 △아이스 타월 등을 넣은 '쓱 쿨키트'를 줬다. 홈플러스 또한 배송기사 전원에게 쿨넥·아이스팩·식염포도당 등이 담긴 '온열질환 예방키트'를 배포했다.




이윤주 기자
강희경 기자
김청환 기자
박준석 기자
인현우 기자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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