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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보다 깊이… 한라산 중산간의 숨겨진 매력 한 바퀴

입력
2024.08.13 17:00
수정
2024.08.13 17: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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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구간 국가숲길 '한라산둘레길'

한라산둘레길 4구간 동백길의 돈내코 입출로 풍경.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둘레길 4구간 동백길의 돈내코 입출로 풍경.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은 제주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많은 이들이 정상 등산을 꿈꾸지만 거리나 높이가 만만치 않다. 백록담까지 가지 않고도 한라산과 제주도의 다채로운 풍경을 즐기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국가숲길로 지정된 ‘한라산둘레길’이다. 높이가 아닌 깊이를 즐기는 숲길이다.

한라산둘레길은 9개 구간 약 80km에 개설돼 있다. 해발 600~1,000m로 평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한라산 중산간보다 높은 지역을 에두른다. 1구간 천아숲길은 제주시 해안동 천아수원지에서 서귀포시 색달동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km로 한대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 등이 분포하고 있다. 해발 1,000m 고지 일대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숨은물뱅듸’가 있고, 무수천 수원인 광령천이 흐르는 곳에 천아수원지와 어승생수원지가 있다.

한라산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의 원시림. 한라산둘레길 제공

한라산둘레길 1구간 천아숲길의 원시림. 한라산둘레길 제공


한라산둘레길 4구간 동백길의 동홍천 계곡. 제주올레트립

한라산둘레길 4구간 동백길의 동홍천 계곡. 제주올레트립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서귀포자연휴양림 입구까지 이어지는 2구간 돌오름길에는 졸참나무와 삼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란다. 거린사슴오름과 돌오름에 오르면 한라산과 법정이오름, 볼레오름, 노로오름, 삼형제오름 등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제주 서남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구간 산림휴양길은 2.3km로 가장 짧지만 서귀포자연휴양림(유료입장)을 통과하는 알찬 숲길이다. 4구간 동백길은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 탐방로까지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4·3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를 볼 수 있다. 동백나무 및 편백나무 군락지, 법정이오름, 어점이오름, 시오름, 미악산, 강정천, 악근천이 포함돼 있어 자연과 역사를 두루 훑는 길이다.

5구간 수악길에는 물오름(수악), 보리오름, 이승이오름 등이 분포하고 있다. 이 구간 수악계곡은 5·16도로 건너편 선돌계곡과 함께 팔색조 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6구간 시험림길은 일부가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구역에 포함돼 산불조심 기간에는 통제한다. 매년 5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만 개방한다. 7구간 사려니숲길은 제주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 표선면 가시리 붉은오름까지 10km 이어진다. ‘사려니’는 ‘신성한 숲’ 혹은 ‘실을 동그랗게 포개 감다’라는 뜻으로 삼나무 향이 푸근한 숲길이다.

한라산둘레길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의 산림문화휴양관 가는 길. 한라산둘레길 홈페이지

한라산둘레길 9구간 숫모르편백숲길의 산림문화휴양관 가는 길. 한라산둘레길 홈페이지


한라산둘레길 탐방 참가자들이 바위가 거친 계곡을 지나고 있다.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둘레길 탐방 참가자들이 바위가 거친 계곡을 지나고 있다.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둘레길 5구간 수악길 풍경. 한라산둘레길 제공

한라산둘레길 5구간 수악길 풍경. 한라산둘레길 제공


8구간 절물조릿대길은 2013년 사려니숲길 임도 구간과 주차장을 연결한 산림문화생태탐방로다. 마지막 숫모루편백숲길은 노루생태관찰원이 있는 거친오름과 절물오름을 거친다. 셋개오리오름 정상을 지나 한라생태숲으로 진입하면 ‘숯을 구웠던 등성이’란 뜻의 옛 지명 숫모르숲길을 만난다.

한라산둘레길은 다양한 오름과 5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계곡을 건너기 때문에 산행 시 만반의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 우천 시 성난 물살이 쏟아지는 계곡이 많아 트레킹 전 공식 홈페이지(hallatrail.or.kr)에서 통제 구간을 확인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가급적 2명 이상 다니고 오후 2시 이후 입산은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 길을 잃지 않으려면 코스의 지형과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고 물과 식량, 만약을 위한 조난 물품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고 숙소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흠이다.

한라산둘레길 5구간 5·16도로와 인접한 수악길.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둘레길 5구간 5·16도로와 인접한 수악길. 제주올레트립 제공

제주올레트립의 탐방 프로그램에서 맛볼 수 있는 '어멍도시락’. 제주올레트립 제공

제주올레트립의 탐방 프로그램에서 맛볼 수 있는 '어멍도시락’. 제주올레트립 제공


한라산둘레길 약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한라산둘레길 약도.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런 어려움 때문에 제주올레트립(olletrip.com)이 한라산둘레길을 엿새 만에 종주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6월, 9~11월 매월 1회 진행한다. 전문 인솔자가 참가자의 안전을 돌볼 뿐만 아니라 둘레길의 식생부터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 일정 트레킹만 참여하는 프로그램부터 전용 차량과 숙소, 점심 식사인 ‘어멍도시락’까지 포함된 프로그램 중 선택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종주 트레킹은 9월 25일, 10월 23일, 11월 13일 출발 예정이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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