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모교인 대구체고서 '반효진 환영식'
꽃다발 전보빈에게 "너 떨고 있냐" 웃음
"그랜드슬램 목표, 닥친 경기부터 열심히 준비"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사격 공기소총 10m에서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딴 대구체고 2학년 반효진(16) 선수에게는 단짝 친구가 하나 있다. 초중고를 모두 같이 다니면서 효진이를 사격소녀로 인도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바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전보빈(16) 학생.
12일 오전 9시쯤 모교에서는 금의환향한 효진이를 환영하는 공식 행사(제33회 파리 올림픽 신기록 수립 및 우리나라 100번째 금메달 획득 기념 환영식)가 열렸다. 재학생과 교직원,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 250여 명의 기립박수와 환호 속에 시작된 행사 첫 순서인 꽃다발 증정은 보빈이의 몫이었다. 단발머리인 보빈이가 자랑스러우면서도 수줍게 꽃다발을 건네자 효진이는 "너 왜 이렇게 떨어"라며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었다.
보빈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효진이와 태권도를 같이 하다 대구 동원중 2학년 시절 사격을 같이 하자고 권유해 인생을 바꿔놓은 친구다. 보빈이는 "어릴 적부터 효진이와는 태권도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같이 하던 친구라 사격도 같이 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효진이가 처음에는 싫다고 해서 감독님에게 '효진이가 사격하고 싶어 한다'고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고등학교까지 같이 진학한 보빈이는 효진이와 공기소총 10m 종목을 같이 하다 지난해 말 허리 부상으로 공기권총 10m로 종목을 바꿨다. 보빈이는 "효진이라면 금메달을 딸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정말로 따 와서 제가 더 기분 좋다"며 "효진이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내 이야기를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효진이는 11일 밤 학교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의 환영과 응원을 들으며 금메달을 새삼 실감했다. 그는 "친구들의 축하까지 완벽해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효진이는 환영식에서 "저를 축하해 주는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전교생들이 응원해 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삼고, 당장은 전국체전 등 눈앞에 닥친 대회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에게도 "저도 3년 경력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까 후배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면 불가능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응원했다.
그는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와 '우리나라 100번째 금메달' 등 여러 수식어 중 '재학생 최초 올림픽 출전자이자 금메달리스트'인 것이 가장 뜻깊다고 말했다. 대구체고 소속이라 '재학생'이라는 말이 듣기 좋다는 것이었다.
효진이는 20~26일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 출전한다. 공기소총 경기는 23, 24일 열린다. 도미경 대구체고 사격감독은 "사격 때 심장박동이 급해지면 제대로 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연습은 경기처럼, 경기는 연습처럼' 하도록 정신훈련을 시킨다"며 "대구체고가 제2, 제3의 반효진을 배출할 수 있도록 새로 허리끈을 졸라 매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도 이날 대구인재육성장학재단을 통해 효진이에게 장학금 500만 원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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