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병원 입원환자 허용 시간 확대
일선 부대선 제재 강화에도 위반 여전
불법 도박·디지털 성폭력 사례도
훈련병도 이제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폰을 쓸 수 있다. 군병원에 입원한 병사들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허용된다. 일선 부대 병사들은 지금처럼 평일 일과 후(오후 6~9시)와 휴일(오전 8시 30분~오후 9시)에 일부 사용이 가능하다. '일과 중'에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했지만 시범 운영 결과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컸다는 게 군 당국 판단이다.
7일 국방부는 이런 내용의 병 휴대폰 사용 보완 정책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군은 2020년 7월 '일과 후 병 휴대폰 사용'을 전면 시행했다. 이듬해 이예람 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병영문화 개선 민관군 합동위원회' 권고에 따라 '일과 중에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왔고, 이를 3차에 걸쳐 시범 운영해왔다.
국방부는 먼저 훈련병에게도 제한적이나마 휴대폰 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다. 주말·공휴일 각 신병교육대가 소대별로 지정한 시간에 한해 하루 1시간씩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과 소통으로 고립감을 해소하는 한편으로 인터넷 편지 출력 부담 등을 줄이면서 행정업무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7~12월 모든 훈련소 훈련병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한 결과, 훈련병의 사용수칙 위반건수는 32건(0.04%)에 불과했다"며 "간부들이 동석한 공개된 자리에서 사용하는 등 규정을 준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군병원 입원환자에게는 휴대폰 사용 시간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엔 일반 병사와 동일하게 일과 후에만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원소속 부대 및 가정과의 소통 △보호자 동의 등 의료처치 과정에서의 효율적인 환자관리 △과업이 없는 입원생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평일과 휴일 모두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허용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병원 입원환자들의 휴대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관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관심이 쏠렸던 일선 부대 병사들의 '일과 중' 휴대폰 사용은 잠정 보류됐다. 시범 운영 결과 사용수칙을 위반하거나 보안규정·법령 등을 위반한 경우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휴가 복귀 시 비인가 휴대폰을 반입해 사용하거나 사용이 금지된 경계 근무 시간에도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였다. 보안앱을 임의로 해제해 부대 내에서 사진을 찍은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등의 보안규정 위반 등도 많았다. 심지어 불법도박(35건)이나 디지털성폭력(3건) 등 악성 위반 사례도 적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외출·외박 제한이나 징계 처분 확대 등 제재기준을 높이면 위반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가 없었다"며 "시범운영 부대 간부 과반수가 근무·교육훈련 집중력 저하, 동료와의 대화 단절 및 단결력 저하 등을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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