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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역대 세 번째 최대 흑자... 이면엔 '수출-내수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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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역대 세 번째 최대 흑자... 이면엔 '수출-내수 불균형'

입력
2024.08.07 16:00
수정
2024.08.07 16:17
1면
0 0

6월 경상수지 122.6억 달러 흑자
반도체 등 수출 9개월 연속 증가
내수 회복 지연... 수입 감소 확대
한은·정부 "하반기 회복 흐름"
KDI "내수가 경기 개선 제약"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지난달 경상수지가 역대 세 번째 큰 폭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수입은 내수(투자+소비) 회복 지연으로 감소세를 확대한 결과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약 16조9,0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그만큼 해외로 나간 돈보다 국내로 들어온 돈이 많았다는 뜻이다. 역대 경상수지 1, 2위는 2016년 6월의 124억1,000만 달러, 6년 9개월 전인 2017년 9월의 123억4,000만 달러다.

상품수지가 '경상수지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상품수지 역시 2020년 9월 이후 최대인 114억7,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증가한 반면, 수입은 5월 1.9%에서 5.7%로 감소폭을 넓힌 결과다. 수입은 올해 4월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인공지능(AI) 전방 산업의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호조를 기록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지연으로 수입 감소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부연했다. 수입의 경우 "지난해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승용차가 역대 최대 수입을 기록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 대비 4억 달러 적자폭을 확대했다. 여행수지 적자 확대 영향이다. 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보다 더 크게 줄었으나, 국내 입국한 외국인이 소비를 줄인 것으로 한은은 추정한다. 본원소득수지(26억9,000만 달러 흑자)는 5월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사라지면서 배당소득수지를 중심으로 흑자폭을 9억 달러 이상 늘렸다.

상반기 경상수지, 작년 한 해 흑자액 뛰어넘어

월별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월별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상반기(1~6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2021년 하반기(445억 달러) 이후 최대인 377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은이 5월 경제전망에서 밝힌 279억 달러를 100억 달러 가까이 웃돈 것은 물론,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355억 달러)를 뛰어넘는 수치다.

하반기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되, 흑자폭은 상반기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수입이 상반기보다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액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송 부장은 "이연됐던 반도체 설비투자가 6월부터 재개되고 있고, 항공기도 7월부터 도입되고 있다. 7월 통관 기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5% 증가 전환했다"고 밝혔다. 수입의 또 다른 변수인 내수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한은의 기존 입장"이라며 22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참고하라고 당부했다.

KDI "내수가 경기 제약" 경고

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다만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동향'을 통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6월 "경기 다소 개선", 7월 "내수 회복세 가시화하지 못해 경기 개선 다소 미약"보다 더 어두워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의 '내수 회복 조짐' 전망과도 반대되는 관점이다.

KDI는 '내수 부진 장기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제조업 생산·수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부문의 생산은 정체돼 있고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6월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부진에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에 그치며 4월(2.4%)부터 오름폭이 줄고 있고,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3.6%, 소비재 내수 출하도 6.1% 감소했다.

윤주영 기자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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