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곳곳에 '부안임씨 세종의 손녀' 현수막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임시현(왼쪽)과 남수현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 선수(한국체대)가 고려 말 최영 장군과 함께 왜구 토벌에 큰 공을 세운 임난수 장군을 소환했다. 임 선수가 임난수 장군의 후손으로 알려지면서 세종에는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
임난수 장군은 650년 전인 고려 공민왕 23년(1374년) 당시 화살을 사용해 왜구와 싸우면서 전투 중 오른팔이 잘리자, 화살통에 잘린 팔을 넣고 계속 싸운 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또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조선의 장군 자리를 거절하고 세종시 전신인 연기군 양화리로 내려와 생을 마감했다. 이 지역은 600여 년 넘도록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임시현 선수 금메달 획득을 축하는 현수막이 세종시 도심에 걸려 있다. 뉴시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당시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충신불사이군·忠臣不仕二君)’는 임난수 장군의 충절을 기려 ‘임난수로’가 조성됐고, 그 덕에 세종시민들에겐 친숙한 역사 속 인물이다. 신도시 중심, 세종호수공원에서 북쪽으로 뻗은 임난수로는 동쪽으로 국회의사당 이전 예정지와 면해 있다.
임난수 장군 초상화. 전투 중 오른팔이 잘리자, 화살통에 잘린 팔을 넣고 계속 싸운 일화로 유명하다. 세종시 제공
임 선수 조부는 연기군에 거주하다 임 선수 부친이 세 살 때 강릉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큰아버지 등 일가는 부안 임씨 집성촌을 형성, 세종시에 남아 거주하고 있다.
임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첫 번째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지난달 29일부터 세종시 곳곳에는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세종장남번영회는 ‘임시현 선수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 장하다 세종의 딸’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곳곳에 걸었다. 세종장남번영회는 충남 연기군이 세종시로 건설되면서 땅과 집을 내주고 떠난 연기면 원주민들이 올해 6월 창립한 단체로, 부안 임씨 후손이 대다수 회원을 이루고 있다.
임 선수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집안싸움'을 벌인 남수현(순천시청)을 7-3(29- 29 29-26 30-27 29-30 28-26)으로 이겼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임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도 출전한 모든 종목을 석권했다.
세종호수공원에서 북쪽으로 뻗은 임난수로 표지판. 임난수로 동쪽으로 국회 의사당 예정 부지가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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