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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리더십, '관저 정치'의 확실한 정리에 달렸다

입력
2024.08.07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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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수의 용기 있는 재구성

편집자주

국민의힘이 지리멸렬이다. 대통령에 할 말 못하고,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밀리면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는 집권당 위상을 잃은 지 오래다. 총선 민심의 호된 심판에도 오만과 불통, 내분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진보, 민주당을 말하다>로 야당 혁신을 따갑게 주문했던 것처럼, ‘국민의힘,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보수인사 4인의 진단과 해법을 연재한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한동훈, 보수궤멸 우려로 등판
尹 지지 3분의 2, 韓으로 이동
희생·헌신의 보수 재구성 필요

한동훈 대표에게 승리를 안긴 국민의힘 전당대회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변화와 혁신'이다. 이런 요구의 출발점은 보수 궤멸과 '무능한 수구'에 대한 위기감이다. 총선에서 두 번 연속 대패하면서 국민의힘은 '수포당'(수도권을 포기한 당)이자 영남(TK)판 자민련의 '만년 2당'으로 전락했다. 이제 '어쩌다 대선승리'를 기약하는 신세가 된 것 아니냐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팽배했다.

둘째, '윤석열 평가의 마감'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3분의 2 정도가 한동훈 대표에게 옮겨갔다고 한다. 당심과 민심 모두 지난 2년의 '무능과 독선'을 넘어 '유능과 변화'를 요구한다.

셋째, '친윤 구태정치의 경고장'이다. 전당대회 때 그들은 "이렇게 못할 수도 있구나!"하는 얘기를 들을 정도의 '본헤드 플레이'를 반복했다. 총선을 참패로 이끈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103일 만에 다시 불러내는 상황과 흐름을 스스로 만들었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친윤은) 여건만 되면 (한 대표를) 끌어내리려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상황을 종합하면, 보수의 재구성을 위한 한동훈 대표의 미션은 분명하다. 한 대표의 다수 발언도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과 국민이 변화를 명령했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변화하는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 반응하고 더 유능해야 하며 외연을 확장해야."

한 대표의 언급에 '보수의 재구성' 열쇠가 담겨 있다. 관건은 '어떻게'다. 어떻게 하는 게 △국민의 마음과 눈높이에 반응하는 것이고 △더 유능해지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외연확장을 이루는 것일까.

한동훈 대표는 지금 첫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보수의 재구성을 향한 리더십 역할이냐, 아니면 당권 강화와 대선 후보를 향한 길이냐다. 그의 행동은 그 둘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지향과 목표를 우선할수록 개인목표는 덤이어야 한다. 한 대표가 자주 사용하는 '공공선'이라는 단어는 개인보다 공동체와 가까워 보이기도 하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한동훈 리더십의 첫 시험대는 '관저 정치'의 확실한 정리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문자 읽씹' 논란은 자연스레 '여사 정치'의 의심으로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여사의 반감과 비호감이 이미 여론에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 차원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당과 정부로 '여사 정치'의 영역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만약 '공공영역까지의 영향력 행사'라면 제2부속실 설치를 넘어 특별감찰관도 고려해야 한다.

이 사안에서의 핵심은 윤석열-한동훈 관계다. "윤 대통령은 결코 한동훈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인간적 신뢰가 어느 정도냐가 핵심인데 윤 대통령의 선택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물론 여권의 분화와 나아가 어떤 미래냐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동훈 리더십의 실체는 특검 이슈를 통해 발현될 수밖에 없다. 해병 특검, 여사 특검 그리고 한동훈 특검의 당당하면서도 유연한 해법 찾기에 달렸다. 한 대표는 "당내 민주적 절차와 토론의 의사결정"을 강조한다. 그가 '민심과 변화 그리고 유능과 외연확장'에 어울리는 정치력을 특검 이슈에서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문제는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이 쉽지 않고, 다양한 변수로 첫 시험대에서 '유능과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다. 한동훈은 소수 여당의 소수파 출신 리더십이다. '윤석열 극복의 차별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뢰와 차별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정치에도 인간적 신뢰가 있어야 한다. 노무현과 차별화를 하려면 차별화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개를 동시에 취하는 게 최선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결국 한동훈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스스로의 역할을 보수 재구성의 밀알이자 불쏘시개로 전제하고 이를 위한 선택과 행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게 궁극적으로 자신도 살고 보수의 재구성을 통해 공동체도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다.

'어쩌다 대통령'에 '어쩌다 대표'는 국민 모두의 불행이다. 지금까지 한동훈 대표는 기대주였지만, 이제는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검사와 법조 전문가의 세계관을 벗어나 '통합과 미래의 정치 리더십'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간이다.

'한동훈의 서사'는 보수 재구성의 리더십으로 완성된다. '한동훈의 외연확장'은 윤석열 대선승리연합의 복원이자 '보수 빅텐트'로의 진전이어야 한다. 국민의힘을 보수 재구성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

목차별로 읽어보세요

  1. <1> 혁신적 보수와 국민의힘 : 정의화 전 국회의장

    1. 오만과 안일, 혁신적 보수에서 멀어진 국민의힘
  2. <2> 보수의 용기있는 재구성 : 박명호 동국대 교수

  3. <3> 청년이 공감하는 국민의힘 : 정혜림 전 국민의미래 대변인·국민의힘 영입인재

  4. <4> 국민의힘의 새로운 길 : 윤왕희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박명호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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