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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미국서 '반독점 소송' 패소… "검색 독점 계약, 시장 지배력 남용"

입력
2024.08.06 08:08
수정
2024.08.06 13:07
0 0

스마트폰 웹브라우저 독점 계약에
"반독점법 위반… 경쟁자 성공 차단"
독점 후 광고 가격 지속 인상도 지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미드타운 건물에 구글 로고가 붙어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미드타운 건물에 구글 로고가 붙어 있다. EPA 연합뉴스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 독점 지위를 남용했다는 것이 미 법원 판단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워싱턴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은 시장 지배력 남용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지불한 260억 달러는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구글은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경쟁사가 따라잡기 힘든 구글의 시장 장악력은 바로 10년 넘게 지속된 이런 계약 덕분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인 셈이다.

이와 함께 구글이 스마트폰과 브라우저 유통을 독점한 뒤 온라인 광고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온 점도 문제로 꼽혔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은 독점적 권한으로 텍스트 광고(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서 웹사이트 클릭을 유도하는 광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며 "제약 없는 가격 인상으로 구글의 매출은 극적으로 성장했고, 높을 뿐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운영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 소송은 미국 법무부와 일부 주(州)정부가 2020년 10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미국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구글이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스마트폰 자사 검색 엔진 기본값 설정을 위해 막대한 지출을 해 온 사실도 밝혀졌다.

NYT는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 거대 테크 기업의 힘에 대한 획기적 판결"이라며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법원은 이날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만 판단했다. 구체적 처벌 수위는 추후 재판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구글이 항소 방침을 밝힌 만큼, 최종 판결은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질 전망이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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