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폭주연맹' SNS 계정도
전동 킥보드·따릉이 타고 난폭운전
"경찰차 털릴 준비"…모임 예고까지
방송 나오자 "광고해줘 감사하다" 조롱
서울 도심에서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난폭 운전을 일삼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등장해 보행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기준 '따릉이 폭주 연맹'이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젊은 남성들이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고 인도와 차도를 질주하는 영상 70여 개가 올라와 있다. 계정 팔로어는 약 2,700명에 달한다.
영상에서 이들은 보행자의 바로 옆을 지나치면서 위협하고 자신들과 부딪힌 뒤 화가 나 쫓아오는 시민을 조롱했다. 경찰차의 추격을 받으며 '술래잡기'라고 자랑하거나 대형마트에서 킥보드를 타고 곡예 운전을 하는 영상을 찍어 올린 게시물도 있었다. 영상 속 인물 대부분은 헬멧을 쓰지 않았고 2명 이상이 킥보드 1대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게시물에 '중졸(중학교 졸업) 기념 킥보드 타기', '스쿠터는 10년생들이 접수했다', '우린 고작 열여덟' 등의 글이 올라온 것을 봤을 때 이들은 10대로 추정된다.
심지어 이들은 최근 '폭주 모임'을 예고하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따폭연 인스타그램엔 지난달 "정모 겸 폭주를 진행하려고 한다. 자폭(자전거 폭주), 킥폭(킥보드 폭주), 픽시(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어느 정도 타시는 분들은 함께 하자. 경찰차들은 싹 다 털릴 준비해라"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이들은 오는 10일 서울 강남에서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위험에도 "뉴스 많네" 조롱만
지난 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수사기관을 통해 요청이 오면 (따폭연의 따릉이) 회원 자격 정지나 해지 조치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자주 모이는 서울 강남 지역은 상시 단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따폭연' 측은 반성은커녕 방송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광고 감사합니다", "뉴스 많네"라고 조롱했다. 이미 한 공유 모빌리티 기업이 자사의 킥보드가 난폭운전에 쓰인 것으로 보이자 "위험한 라이딩으로 PM(개인형이동장치) 문화 조성에 위화감을 줄 수 있다"며 여러 차례 댓글로 게시물 삭제를 부탁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전동 킥보드로 인한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다. 전동 킥보드 사고 건수는 2019년 447건에서 지난해 2,389건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8명에서 24명으로 3배나 늘었다. 10대들이 다인 탑승을 한 사고가 다수였다. 지난달 8일엔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고등학생 2명이 전동 킥보드를 같이 타다 60대 여성과 부딪혀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교통법 46조(공동위험행위 금지)에 따르면 자동차 등의 운전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도로에서 2대 이상을 줄지어 통행하면서 위험을 초래해선 안 된다. 다만 개인형이동장치(전동 킥보드 등)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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