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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E 12단 3분기에 양산 시작...엔비디아 납품은 4분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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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E 12단 3분기에 양산 시작...엔비디아 납품은 4분기부터

입력
2024.07.26 09: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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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6년 만에 5조 원대
AI 반도체 수요로..."올해 HBM 매출 작년의 4배"
역대급 실적에도...주가는 20만 원 선 붕괴

SK하이닉스 이천공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공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납품을 올해 안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HBM 시장의 판도를 바꿀 6세대(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준비하되 12단 제품은 SK하이닉스의 고유 첨단패키징 공법인 '어드밴스드 MR-MUF(매스 리플로 몰디드 언더필)' 방식을 고수한다고도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25일 열린 2분기(4~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은 5월 주요 고객(엔비디아)에게 샘플을 제공했고 이번 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4분기에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데 이어 3월부터 업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2월 삼성전자가 세계 첫 HBM3E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SK하이닉스가 먼저 이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HBM3E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늘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 이끈 메모리 시장...사상 최대 매출 기록

그래픽 강준구 기자

그래픽 강준구 기자

AI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며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고 이로 인해 D램과 낸드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매출 16조1,886억 원·영업이익 5조1,923억 원)를 넘었다. 매출 16조4,233억 원, 영업이익 5조4,685억 원으로 매출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7~9월·6조4,724억 원) 이후 6년 만에 5조 원대 실적을 회복했다.

부문별로는 D램에서 5세대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커졌다. 특히 HBM 매출이 전 분기보다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는 "(최신형인) HBM3E 출하량이 3분기(7~9월)부터 크게 늘어 올해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HBM3E 공급량을 빠르게 늘릴 계획"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약 300%의 HBM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서버 시장의 D램 교체 수요로 올해와 내년 HBM을 제외한 서버 D램 성장률도 20% 중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의 경우 eSSD의 매출이 1분기(1~3월)보다 약 50% 늘며 실적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는 "eSSD를 빼고는 아직 PC나 모바일 관련 수요는 회복세가 완만하다"며 "수익성 위주의 판매 전략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짧아진 HBM 신제품 주기..."업계 리더인 우리가 유리"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이전 세대와 칩 설계 구조가 달라 HBM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6세대 HBM4에 대한 양산 계획도 내놨다. 회사 측은 "HBM4는 내년 하반기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 12단 제품부터 출하할 것"이라며 "16단은 2026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드밴스드 MR-MUF는 쌓아올린 칩과 칩 사이를 액체로 채우는 기법으로 생산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춰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간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회사는 다만, 더 높은 기술이 필요한 HBM4 16단 제품은 "어드밴스드 MR-MUF, 하이브리드 본딩 모두 검토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이어 엔비디아 등 HBM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간격이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는 상황이 "업계 주도권을 잡고 있는 SK하이닉스에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CFO는 "타임투마켓(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의 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장 특성상 기술 경쟁력과 풍부한 양산 경험, 스케일 등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업계 선두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고객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 이상 떨어진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AI반도체 종목이 동반 약세를 보인데다,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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