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 기조연설
탈북민 강제북송·해외 파견 노동자 거론
중국·러시아 책임론도 제기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북한 주민들은 '낮에는 주체문화, 밤에는 한류문화'를 소비하고 있다"며 "한류문화가 주체문화의 강고한 벽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 내 한류 문화 소비 행태와 지난해 북한이탈주민 현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또한 지난 2월 출간한 '북한경제·사회실태 인식보고서'를 근거로 "많은 북한 주민의 의식과 정신을 두고 주체문화와 한류문화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응답이 최근 83%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은 "지난해 북한이탈주민 196명 중 절반 이상은 2030세대와 고위급 인사였다"며 "주체문화의 강고한 벽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문화의 영향력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와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인권 문제에 등을 돌린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북한인권은 안보와도 밀접한 상호 관계가 있다"며 북한 당국이 강제노동과 임금착취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경제·사회실태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북한이 34회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쏟아부은 돈은 북한의 연간 식량부족분을 메우고도 남는 규모다. 김 장관은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인권 유린적 노동 강도와 환경, 북한 당국의 착취와 수용국인 러시아의 방관은 모두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낱낱이 기록돼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중국 정부에도 각을 세웠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북한의 국경봉쇄가 해제되자 중국 정부에 의해 대규모 강제북송이 벌어지는 참담한 현실을 전 세계가 목도했다"며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 탈북민 강제송환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협력 및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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