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미데이트 향정 지정 안된 점 노려
약물에 취한 채 고가의 외제차 람보르기니를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자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 등 수십 명에게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무분별하게 투약해준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부장 김보성)은 의사 A씨를 보건범죄단속법 및 약사법, 그리고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23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A씨는 의료인으로서 의존성 및 위험성이 높은 수면마취제를 오·남용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프로포폴 중독자에게 투여를 일삼아 왔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5,071회에 걸쳐 75명에게 에토미데이트 약 12억 원 어치를 판매하고, 이를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주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음주 상태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던 중 주변 상인과 말다툼을 하다가 흉기를 내보이며 협박한 홍모씨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처방해준 것도 그였다.
검찰은 A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사각지대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전신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현행법상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돼 엄격한 출납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무호흡, 과호흡, 심혈관계 이상 등 부작용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의료인의 자격을 이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취급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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